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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참전용사 고엽제 전우들 .
베트남참전용사 고엽제 전우들. ⓒ 김은혜
 
고엽제전우회 서산지회 염종길(48년생) 지회장은 베트남 참전 당시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20~30일간 숲속에서 더위와 공포감을 이겨내며 밤낮없이 작전을 수행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늘 살기 위해 몸부림쳤던 것은 살아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바라고 있었던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파편으로 한쪽 팔다리를 모두 잃어 반쪽만 남은 동기의 모습을 보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지는 느낌의 충격을 받았다. 울부짖는 우리를 향해 '그래도 나 살아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라는 동기의 처참한 모습. 그때 그 순간은 여든을 바라보는 지금까지도 기억에 생생하다.

모질게 살아 돌아왔으니 오늘처럼 동료들과 군복 입은 모습을 사진으로도 남기네. 눈시울이 뜨거워. 우리는 대한민국의 고엽제전우회야. 많은 분이 기억해줬으면 좋겠어."
 
 
▲ 우리는 월남전 참전용사입니다.
ⓒ 최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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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참전용사 고엽제 전우 6인 .
베트남참전용사 고엽제 전우 6인. ⓒ 김은혜
 
'사)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대표 김은혜, 아래 내봄눈)'에서는 지난 20일 베트남 참전용사 고엽제 전우 국가유공자 6인과 함께하는 '제15회 월남에서 돌아온 용감한 형제들'이란 주제로 재능기부 사진 촬영을 개최했다.

김영환(43년생), 박경주(44년생), 이수기(45년생), 오병헌(47년생), 문순택(48년생), 염종길(48년생) 6인의 어르신은 "살아있는 동안 이렇게 행복한 날이 또 있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며 고마워했다.

32만6000명이 파병되었지만 안타깝게도 그중 6000명이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사망하는 안타까운 참변의 베트남전. 하지만 불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살아 돌아온 용사들 중 고엽제 피해로 귀국 후 15만 명이 사망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설상가상으로 고엽제는 자식에게까지 유전되어 사망한 경우도 있었다. 
 
베트남 참전용사 고엽제 전우 국가유공자 6인의 '자랑스러운 손' .
베트남 참전용사 고엽제 전우 국가유공자 6인의 '자랑스러운 손'. ⓒ 김은혜
 
한 어르신은 "정글 속에서 더위와 싸우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며 "언제 어디서 목숨이 날아갈지 늘 조마조마한 나날이었지만 그래도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 돼 주어 살아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돌아온 사람들이 고엽제 피해로 많은 고통을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는 중이다. 부디 우리 대에서 끝나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은혜 내봄눈 대표는 "이번 재능기부 행사는 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의 용기와 희생을 기리는 뜻깊은 행사였다"며 "어르신들에게 감동적인 촬영을 해드릴 수 있어서 영광이다. 비를 맞아도 상관없다며 늠름하게 촬영에 임해주시는 군복 입은 어르신들. 무엇보다 얼마나 좋으시면 저토록 포즈를 취해가며 잘하실 수 있을까 싶어 가슴이 먹먹했다"고 말하며 고개를 돌렸다.
 
 고엽제전우회 서산지회 염종길(48년생)
고엽제전우회 서산지회 염종길(48년생) ⓒ 이지환
 
이어서 "어르신들이 혹여 비를 맞고 감기에 걸리실까 봐 서산시 인지면 '커피에 반하다'카페와 60계치킨 인지점 대표님이 무료로 장소제공을 해주셨다. 참 감사하다. 아마도 내봄눈 가족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분이 어르신들의 무탈함과 행복을 기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엽제 어르신들과 봉사자들 .
고엽제 어르신들과 봉사자들. ⓒ 김은혜
 
한 봉사자는 "우리는 참전용사들의 아픔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할 수 없는 세대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 어르신들의 얘기를 듣다 보니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지 상상이 간다"며 "이번 촬영을 통해 우리 어르신들이 조금이나마 아픔이 치유되기를 바란다. 더불어 참전용사들의 희생이 다시 한번 더 기억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한편, 사진 촬영 재능기부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사)내봄눈은 앞으로도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무공수훈자와 6.25 참전유공자 등에게 무료사진 촬영을 기획하고 있다고 했다.
 
고엽제전우회 서산지회 김영환 전우 .
고엽제전우회 서산지회 김영환 전우. ⓒ 이지환
   
고엽제전우회 서산지회 박경주 전우 .
고엽제전우회 서산지회 박경주 전우. ⓒ 이지환
   
고엽제전우회 서산지회 오병헌 전우 .
고엽제전우회 서산지회 오병헌 전우. ⓒ 이지환
   
고엽제전우회 서산지회 이수기 전우 .
고엽제전우회 서산지회 이수기 전우. ⓒ 이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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