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채 상병 특검법'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용산 대통령실이 특검법 거부권(재의요구권)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선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말한 것은 윤 대통령"이라며 "무엇이 두려운가"라고 꼬집었다.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5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라고 말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수사외압 의혹에 떳떳하다면, 해병대원 특검법을 수용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께선 해병대원 사망 사건 수사외압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라고 명령하셨고, 그 귀결이 특검법"이라며 "무엇이 두려워 해병대원 특검법이 통과되자마자 급하게 거부권을 시사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거부권 행사를 거론하며 격렬하게 반응하는 것은 수사외압의 윗선에 대통령이 있음을 자인하는 꼴"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해병대원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국민의 명령을 거부한 것이고, 국민께서는 특검을 거부한 자를 범인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음을 명심하시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고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채 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 2일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웅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날치기 법안 상정'이라며 표결을 보이콧했다.
정부·여당은 10번째 대통령의 거부권을 거론했다. 윤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채 상병 특검법 표결 직후 "입법 과정과 또 법안 내용을 볼 때 거부권을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용산 대통령실도 곧장 입장을 내고, 특검법 거부권을 시사했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2일 취재진에게 특검범 국회 본회의 통과를 "입법 폭주"라고 규정한 뒤 "총선 민의와 국민들의 준엄한 명령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