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봉보가 철거된 지 1년이 지났다. 1년 동안 태봉보는 어찌 변했을까? 보로 막힌 강은 배스와 블루길이 사는 오염된 저수지였다. 1년이 지난 지금 현장에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금강의 보 개방 이후 느꼈던 자연성 회복을 갑천에서도 확인 할 수 있었다.
자갈과 모래가 넓게 형성되고 여울이 만들어졌다. 생물종 역시 바뀌었다. 외래종이면서 고인물을 좋아하는 블루길과 전국의 하천으로 퍼진 배스는 줄고 흐르는 물에 사는 돌고기, 쉬리, 여울마자 등으로 종이 다양하게 변했다.
자갈과 모래밭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흰목물떼새와 꼬마물떼새가 시끄럽게 울어댄다. 흰목물떼새가 멸종위기종이 된 이유는 하천에 보등의 횡단구조물이 만들어지고 자갈밭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자갈밭이 다시 생긴 태봉에 (알을 찾지는 못했지만) 번식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다시 자연이 되어가는 태봉보 철거 첫돌을 기념한 소풍을 기획하고 25일 10시 현장에서 진행했다.
이제 태봉보는 없기 때문에 태봉이라 부르려고 한다. 참고로 태봉이라는 이름은 작은 언덕(태봉재)에서 유래되었다. 1991년 8월 가수원교 확장 공사중에 발굴된 태지(胎誌)에 의해 선조 제11남 경평군의 태를 매장하였던 것으로 판명되었다. 이제는 생명을 잉태하는 태가 생명을 품는 공간으로 복원된 의미를 담을 수 있게 되었다.
웰컴투 태봉 기념 제1회 물수제비뜨기 대회를 열었다. 초대 우승자는 10번의 물수제비를 뜬 손장희 대전환경운동연합 회원이 차지했다. 물수제비를 뜨는 기술을 배워 3번의 기회를 통해 뽑았다. 물수제비뜨기 대회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태봉에서 다시 자리를 잡아가는 달뿌리풀로 나뭇잎배를 만들어 물에 띄우며 소원을 빌기도 했다. 유유히 흘러가는 나뭇잎 배와 여울의 조화는 과거 저수지와는 비할 바가 되지 못했다. 물떼새가 바쁘게 경계를 하고 있어 짧게 대회를 마쳤다. 이동하는 과정에 만난 생태를 해설하는 과정에서 흰목물떼새와 꼬마물떼새 두 종 모두를 확인했고, 참가자들은 모두 집중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을 도시 한복판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후 편결열 목사의 철거 첫돌 기념 공연을 진행했다. 나의 소리라는 자작곡은 현장에서 바람소리와 어울려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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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하는 편경열 목사님 현장에서 진행한 공연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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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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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공연을 마치고 솟대를 설치했다. 지난해 철거기념으로 세운 물고기 솟대 옆으로 새로운 솟대를 설치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매년 솟대를 설치하면서 복원된 태봉을 기념할 예정이다. 설치된 솟대는 하천과 어우러진 풍광을 제공하고 있다.
행사를 마치며 철거 첫돌을 기념하고 생명의 안전을 기원하며 절을 올렸다.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내년 태봉제를 올리는 행사를 기획할 것을 참여한 회원들에게 약속하며 행사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