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누리꾼이 로블록스라는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에서 5.18민주화운동 왜곡 게임이 있단 사실을 제보한 초등학생을 조롱하는 등 악성 댓글을 단 것으로 나타났다. 처벌을 촉구하는 고소장 접수되자 경찰은 이들에 대한 신원 확인 등 수사에 들어갔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5.18 왜곡 게임을 알린 초등학생 A군 관련 기사에 악성 댓글을 남긴 10여 명에 대해 신원 파악 등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3일 밝혔다. 이들은 A군을 모욕한 혐의를 받는다.
A군은 지난달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그날의 광주'란 게임을 발견한 뒤 이를 언론에 알려 주목받았다. 만 명이 넘게 이용한 이 게임은 여러 차례 사실무근으로 결론이 난 북한군 침투설을 차용했다. 군인들이 당시 상황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시민을 학살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후 5.18 44주년을 맞아 논란이 되면서 로블록스는 사과문까지 내고 해당 게임을 지웠다. 그러나 A군의 조처에 불만을 품은 이들의 가해가 이어졌다. 일방적 비난 댓글도 모자라 A군을 희롱하는 게임까지 만들었다. 자유로운 게임 생성이 가능한 샌드박스형 콘텐츠를 악용한 것이다.
더는 참을 수 없다고 판단한 A군 측이 대응에 나섰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연제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댓글은 명예훼손이 될 만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악플러가 파악되면 해당 관할 경찰서로 사건을 넘길 방침이다.
5·18기념재단과 광주광역시도 이번 사태에 함께 대응하고 있다. 재단 등은 '그날의 광주' 제작자는 물론 2차 가해 게임을 만든 이들도 5·18민주화운동법,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 조처했다. 차종수 기록진실부장은 지난 14일 KBS광주 <무등의 아침>과 한 인터뷰에서 "인내할 범위를 넘었다. 엄벌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