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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앞에서 군인권센터와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주최로 열렸다. 고 홍정기 일병 어머니 박미숙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앞에서 군인권센터와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주최로 열렸다. 고 홍정기 일병 어머니 박미숙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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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앞에서 군인권센터와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주최로 열리는 가운데 참석자들이 전쟁기념관에서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앞에서 군인권센터와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주최로 열리는 가운데 참석자들이 전쟁기념관에서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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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옷을 입고 검은 모자를 쓴 사람들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지나 청동검 모양의 상징탑 앞에서 줄을 지어 국방부 건물 쪽으로 걸어갔다. 얼마 전 군기 훈련을 받다 숨진 육군 훈련병 사건을 규탄하기 위해 모인 현·전역 장병 부모 40여 명이었다. 이들은 손팻말을 들고 건너편 국방부를 향해 "우리 아이들을 그만 죽이라"고 소리치며 울었다.
 
"유난 떤다고 한심하다고 욕해도 상관없습니다. 제발 내 자식이라 생각하고 돌봐 주십시오." (한 현역 장병 어머니)

"왜 멀쩡히 입대한 아들들이 신병 훈련장에서 군기 훈련으로 영정사진이 되어야 하나요." (한 전역 장병 어머니)

"고문과 가혹행위로 동기가 죽은 고통의 기억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한다니..." (숨진 육군 훈련병 동기의 아버지)
 
지난달 23일 강원도 인제군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군기 훈련(얼차려)을 받다 훈련병이 숨진 사건을 두고 현·전역 장병 부모들과 군 사망사고 유가족이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자리에는 고 윤승주 일병 어머니, 고 홍정기 일병 어머니, 고 김상현 이병 아버지, 고 박세원 수경 어머니 등도 참석했다.

군인권센터와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부모연대)'는 4일 오전 국방부 건물 맞은편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 없는 재발 방지는 허상에 불과하다"라며 "정부와 경찰은 물타기 시도를 중단하고 강제수사에 착수해 가해자를 엄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부모연대는 현역 장병 부모 200여 명이 온라인에서 자발적으로 결성한 단체다.

"순직으로 덮고 입틀막... 윤 일병 냉동만두랑 똑같아"

이날 한 현역 장병의 어머니는 "왜 군에 간 아이들이 죽어야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지, 이런 비극을 왜 부모가 알지 못하고 전전긍긍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라며 "아이들은 예쁜 청춘을 피우지 못하고 유족은 평생을 어둠 속에 살게 할 것이냐. 우리가 유난 떤다고 한심하다고 욕해도 상관없다. 제발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돌보아 달라"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전역 장병의 어머니는 "왜 멀쩡히 입대한 아들들이 신병 교육 훈련장에서 군기 훈련으로 영정사진이 되어 비통하게 만나야 하는지 국방부는 답해야 한다"라며 "부모는 푸른 청춘을 펼치지 못한 아이들의 명복을 빈다는 말조차 하지 못한다. 국방부는 모든 국군장병과 부모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노력을 시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들 부모들의 발언은 장병들이 불이익을 받을 위험 때문에 익명으로 진행됐다.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앞에서 군인권센터와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주최로 열렸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고 윤승주 일병 어머니 안미자씨, 고 홍정기 일병 어머니 박미숙씨, 고 김상현 이병 아버지 김기철씨와 참가자들이 국방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앞에서 군인권센터와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주최로 열렸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고 윤승주 일병 어머니 안미자씨, 고 홍정기 일병 어머니 박미숙씨, 고 김상현 이병 아버지 김기철씨와 참가자들이 국방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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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앞에서 군인권센터와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주최로 열렸다. 2022년 육군 12사단 고 김상현 이병 사망사건 유가족인 김 이병의 아버지 김기철씨가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앞에서 군인권센터와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주최로 열렸다. 2022년 육군 12사단 고 김상현 이병 사망사건 유가족인 김 이병의 아버지 김기철씨가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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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육군 12사단에서 선임들의 가혹행위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김상현 이병 아버지 김기철씨도 목소리를 보탰다. 김씨는 "상현이가 죽고 나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군에서는 노력했다는데 그 결과가 이번의 사망 사건이냐"라며 "국가가 우리 부모들을 위해 대체 뭘 해줬냐. 아이들이 힘들 때 신경 써 주기를 했나, 군 사망 사고를 막고 진실을 밝혀주길 했나. 아들을 잃었는데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 같아 허탈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여당은 재발방지 대책을 세운다고 하는데, 이렇게 일이 터질 때마다 매뉴얼을 만들고 규정을 만들고 교육을 하고 매번 똑같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론이 안 좋으니까 하는 척을 하는 것"이라며 "상황을 모면하고 넘어가려는 생각부터 버리길 바란다. 있는 그대로 수사해서 책임자를 처벌하고 이젠 아이들을 그만 죽여라"라고 호소했다.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앞에서 군인권센터와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주최로 열렸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고 윤승주 일병 어머니 안미자씨, 고 홍정기 일병 어머니 박미숙씨, 고 김상현 이병 아버지 김기철씨와 참가자들이 국방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앞에서 군인권센터와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주최로 열렸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고 윤승주 일병 어머니 안미자씨, 고 홍정기 일병 어머니 박미숙씨, 고 김상현 이병 아버지 김기철씨와 참가자들이 국방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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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앞에서 군인권센터와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주최로 열렸다. 고 윤승주 일병 어머니 안미자씨, 고 홍정기 일병 어머니 박미숙씨, 고 김상현 이병 아버지 김기철씨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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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윤승주 일병 어머니 안미자씨는 현재 12사단에 복무 중이며 앞서 사고로 숨진 육군 훈련병 동기의 아버지가 보내온 편지를 대독했다. 그는 편지에서 "고문과 가혹행위로 동기가 죽은 고통의 기억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한다니, 아들에게 못난 부모라 미안하다"라며 "이런 나라인 줄 알았다면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았을 텐데 후회된다. 사고가 발생한 지 열흘이 넘도록 누구 하나 사과하지 않는 이 나라를 모든 국민들은 지켜볼 것이다"라고 전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고 홍정기 일병 어머니 박미숙씨는 "진상규명보다 사안 축소와 책임 회피에 관심이 있는 국가는 끝없이 반복되는 군 사망 사건을 방조하고 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사건 은폐와 축소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라며 "수사기관은 가혹행위와 사망에 책임이 있는 중대장과 부중대장을 신속히 수사하고 신변 확보가 어려우면 즉시 구속수사에 돌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앞에서 군인권센터와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주최로 열렸다. 고 홍정기 일병 어머니 박미숙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앞에서 군인권센터와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주최로 열렸다. 고 홍정기 일병 어머니 박미숙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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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앞에서 열린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규탄연설을 하고 있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앞에서 열린 ‘육군 12사단 훈련병 가혹행위 사망 사건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규탄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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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군이 부랴부랴 여론을 덮기 위해서 '군기 훈련 중 순직'이라는 짧은 속보를 냈고 이 사건이 외부에 확산될까 봐 '더 캠프(군 위문 홈페이지)' 공지사항엔 유족이 공론화를 원치 않는다며 소위 '입틀막'을 했다"라며 "군의 이런 태도는 2014년 윤 일병이 군에서 냉동만두를 먹다가 질식해 숨졌다고(부대 내 가혹행위 사망으로 밝혀짐) 말한 그 태도를 못 고쳤다는 방증이다. 정부와 경찰은 가해자에 대한 즉각적 강제수사를 통해 이 사건이 상해치사인지 과실치사인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경찰 참고인 조사에서 건강 이상을 보고한 훈련병이 없었다는 3일자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군인권센터는 "파편적인 사실을 근거로 마치 부대의 잘못이 없었던 것처럼 호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완전군장을 메고 달리기를 시켰다든지, 건강 상태가 안 좋다고 해도 (군기 훈련을) 강행했다든지 등 제보로 들어온 의혹들을 공개해서 사건의 본질이 가혹행위라고 얘기했는데 경찰은 전체적인 수사를 종합해 확인하지 않고 훈련병 5명의 진술을 받았다며 수사 결과 발표마냥 이를 부적절하게 흘렸다"라고 지적했다.

'훈련 아닌 가혹행위', '믿고 맡긴 우리 자식 언제까지 죽일 거냐'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참가자들은 건너편 국방부를 향해 "12사단 가혹행위 사망사건 규탄한다", "반복되는 사망사건 반성없는 국방부를 규탄한다" 등 구호를 외쳤다. 일부 군 유족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군인권센터 제보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오후 5시 20분께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군기 훈련(얼차려)을 받던 훈련병 6명 중 1명이 쓰러져 민간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받았지만 25일 숨졌다. 해당 지휘관은 군기 훈련 규정을 어겨 '완전군장 차림의 구보(달리기)와 팔굽혀펴기'를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군인권센터, #훈련병, #군기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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