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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평화의소녀상 지킴이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이사는 4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정당, 시민단체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독일 베를린 평화의소녀상 지킴이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이사는 4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정당, 시민단체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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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평화의소녀상 지킴이' 한정화 독일코리아협의회 대표이사는 "지금이 소녀상을 지킬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며 연대를 호소했다.

최근 방한한 한정화 대표이사는 4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베를린 소녀상 지키기를 위해 연대를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창진시민모임'(대표 이경희), 더불어민주당‧진보당 등 정당‧시민사회가 함께 했다. 

한 대표이사는 "일본 정부가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면서 소녀상이 더 많이 알려지고 있다"며 "그런데 너무나 외롭고 힘들다. 이젠 한국 정부가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베를린시는 지난 5월 보도자료를 통해 소녀상 철거를 거론했다. 베그너 시장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반대하는 기념물은 찬성하지만 더 이상 일방적인 표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도쿄에서 밝혔다.

독일코리아협의회는 지난 5월 18일 낸 입장문을 통해 "베를린시가 일본 정부의 압력에 굴복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한정화 대표이사는 1978년 독일로 이주하여 튀빙겐대학교와 베를린자유대학에서 한국학, 일본학, 미술사를 전공했고, 독일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소녀상 설치에 앞장 서 왔다. 코리아협의회는 독일에서 일본군 위안부 관련 자료를 모아 전시하는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 소녀상 반대에 독일 정치가들 호응... 오히려 지금이 우리에게 기회"
 
독일 베를린 평화의소녀상 지킴이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이사는 4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정당, 시민단체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독일 베를린 평화의소녀상 지킴이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이사는 4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정당, 시민단체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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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대표이사는 "일본 정부는 소녀상 철거를 위해 온갖 압력을 넣어 우리가 여러 활동을 하는 데 힘든 상황"이라며 "베를린시 공무원들도 힘들고 버겁다고 한다. 독일시민들을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한 대표이사는 최근 소녀상 철거 논란을 계기로 유럽 사회에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실제 베를린 소녀상이 유명해지면서 현재 유럽 전 지역의 고등학생들이 졸업논문 주제로 소녀상과 위안부를 채택해서 인터뷰를 요청하거나 자료 요청을 해온다"라며 "대학생들도 학사·석사 논문이 10편 정도 나왔고 박사논문도 있다. 예술가들도 다녀가면서 위안부 문제를 주제로 한 작품을 다루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정부가 노골적으로 소녀상에 반대하고 독일 정치가들이 응하고 있다. 지금이 우리에게는 기회다. 더 열심히 활동해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이사는 박물관 운영과 소녀상 지키기 활동의 어려움을 거론하면서 "일본 정부는 많은 돈을 투자해서 우리의 활동을 막고 있다. 강연을 가면 일본 측은 편지를 보내서 우리 보고 거짓말한다고 몰아가고 있다. 그래서 독일 사회도 의심한다.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 거 아니냐'고, '한국사람들은 돈을 달라고 하기 위해 하는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라고 말했다.

한 대표이사는 "이 문제는 한국 정부가 나서서 명확하게 정리를 해야 한다.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역사를 왜곡하지 말라고, 그만하라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라며 " 독일 정부와 시민들에게도 정확한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 일본이 과거에 어떤 짓을 했는지를 밝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물관 실무자 인건비 줄 형편 안된다니"

이 자리에 함께 한 이경희 대표는 먼저 "베를린 시장이 소녀상 철거를 시사하는 보도자료를 내서 깜짝 놀랐다. 소녀상을 어려운 상황에서도 세우고, 일본의 끈질기고 막강한 회유와 음모가 있었음에도 지켜낸 한정화 대표이사와 코리아협의회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코리아협의회의 어려운 상황을 들어보니 눈물이 날 정도다. 한 대표이사는 함께 손잡아 달라고 호소하기 위해 왔다"라며 "일본 측이 코리아협의회를 죽이기 위해 후원자들을 차단하고 압력을 행사해 실무자의 인건비를 줄 형편조차 안된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함께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한 대표이사가 오랫동안 역사의 진실을 지키기 위해 외국 땅에서 고생하는데 우리 국민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송순호 더불어민주당 마산회원지역위원장, 이영곤 진보당 창원성산지역위원장, 이순일 열린사회희망연대 상임대표, 박미해 김복동평화공원 양산시민추진위원회 상임대표도 발언에 나서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한정화 대표이사가 밝힌 회견문 전문이다.
 
독일 베를린 평화의소녀상 지킴이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이사는 4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정당, 시민단체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독일 베를린 평화의소녀상 지킴이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이사는 4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정당, 시민단체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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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평화의소녀상 철거 압력에 맞서기 위한 시민들의 연대를 요청합니다

독일 베를린의 '평화의소녀상'은 2020년 9월 28일 베를린 공식적인 허가를 받아 설치되었습니다. 하지만 설치 10일 만에 일본정부의 독일 정치가와 공관에 대한 지속적인 압력으로 철거될 뻔 하였고, 전 세계의 다양한 시민 및 여성인권 단체와 개개인들의 막강한 반대로 철거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파독 간호사들을 위주로 형성된 재독여성모임은 1980년대 말부터 일본여성 이니셔티브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독일사회에 알려왔습니다.

2008년 말부터 코리아협의회에 일본군 '위안부' 행동(AG Trostfrauen)이 창출되어 다양한 독일의 시민, 여성, 교회, 그리고 아시아의 피해국가의 단체들과 연대하며 2017년까지 매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을 독일로 초청하여 이 문제를 알려 왔습니다. 소녀상 설치 이후에는 아프리카의 수단, 콩고, 에티오피아, 아프가니스탄, 수단, 콩고, 우크라인등 분쟁 지역 여성단체들도 합세하여 소녀상은 전시 반성폭력과 탈식민지주의적 여성인권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번 베를린 시장의 소녀상에 대해 "문제적이고 일방적이어서 이를 대안하는 보편적인 전시 여성성폭력 기념비 설치를 준비하고 여기에 일본 대사관과 함께 하도록 하겠다는" 발언으로 베를린 시민들도 분개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또 다시 증명이 된 것은 베를린 시장과 같은 정치가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일본이 과거에 한반도를 식민 지배한 사실과 수백만명을 강제노동, 강제징용, 근로정신대. 일본군'위안부'등으로 동원을 한 가혹한 전쟁범죄와 심지어 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전쟁을 일으킨 것에 대하여 반성하지 않고 있는 것 조차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응하여 코리아협의회는 <평화의 소녀상> 설치와 더불어 식민주의의 맥락에서 전반적인 전시 여성성폭력을 다루는 일본군'위안부'박물관 <용기> 를 설립하여 꾸준히 시민과 청소년 교육을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독일은 소위 과거사 청산 챔피언이라고 불리우고 있으나, 유달리 20세기 초반 식민지배 역사와 세계 2차대전 당시 여성들에 대한 성노예화와 패전후 연합군에 의해 강간당한 수십만의 독일여성들에 대해 학교에서 교육하고 있지 않습니다. 코리아협의회는 현재 독일에서 유일하게 전시 성폭력 문제를 시민과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성공적으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소녀상을 철거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어 저희가 위기를 겪고 있으며, 저희의 평화 교육조차 관련 학교나 후원을 받고 있는 재단들을 찾아 다니며 방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본 정부의 끊임없는 훼방으로 코리아협의회는 현재 경제적 문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그러나 형편이 어렵다고 물러설 수는 없습니다. 반성폭력, 탈식민주의, 여성인권의 상징인 베를린의 소녀상이 철거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막강한 정치·경제적 힘으로 인권범죄의 흔적을 지우려는 불의한 음모에 물러설 수는 없습니다.

경남의 시민들에게 호소합니다. 함께 힘을 모아 주십시오. 전국 어느 곳 보다도 많은 소녀상을 세워 일본군'위안부'역사의 기억과 정의로운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경남 시민들의 높은 역사 인식과 연대는 베를린의 소녀상을 지키는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특히 베를린의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의 압력에 못 이겨 소녀상을 철수하려는 독일 정치가들의 그릇된 판단으로 전세계적으로 중요한 여성 인권 운동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또한 독일 현지에서는 이주민들을 위한 반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새로운 역할까지 부여되었습니다. 경남 시민 여러분의 후원으로 베를린 뿐만 아니라, 빼앗긴 카셀 대학 소녀상도 되찾으면서 독일 및 전세계 시민들에게 피해 여성들의 염원이 담긴 <평화의 소녀상>의 진정한 의미를 전 세계에 계속 알릴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6월 4일 독일코리아협의회 대표이사 한정화.

태그:#독일코리아협의회, #한정화, #베를린, #평화의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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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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