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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훈 아름 장애인보호작업장 원장
 양동훈 아름 장애인보호작업장 원장
ⓒ 화성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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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에는 직업재활시설 12곳이 있다. 직업재활시설에는 근로사업장, 보호작업장, 직업적응훈련센터가 있다. 화성시에는 보호작업장 10곳, 직업훈련센터 2곳이 있다. 그 중, 양감면에 있는 아름장애인보호작업장에 방문해 양동훈 원장을 인터뷰했다.

양동훈 원장은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21년째 사회복지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대학 시절 장애인 복지 시설에 발을 들인 뒤 보람을 느껴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4일 오후 양감에 위치한 아름 장애인 보호작업장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양동훈 원장(44, 동탄)은 대학에서 공부하던 시절에 현장으로 갈지, 정책 제도 분야로 갈지 고민했다. 사회복지 전공자 10명 중 9명은 현장에 나와 일을 하는데, 졸업할 때쯤 누구를 대상으로 일을 할지 결정한다. 양 원장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일을 했을 때 보람을 느꼈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 장애인복지론 수업을 들었어요. 그러면서 지역에 있는 장애인 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주로 장애인 시설에 가서 아동을 씻기고 먹이는 일을 하고, 교육 활동을 보조하기도 했어요. 장애인을 돕는 것에 보람을 느꼈어요. 천직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관심이 생겨 추후 진로를 정했어요. 그러다 보니 졸업하고 장애인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직장으로 장애인복지관에 취업해서 관련 분야에 21년째 종사하고 있습니다."

아름 장애인 보호작업장은 지구촌 사회복지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이밖에도 성남, 용인, 화성에 걸쳐 16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9월까지 이전 법인이 5년 간 운영을 했고, 이후 지구촌 재단이 새롭게 수탁자로 선정됐다. '사회복지사업법 시행규칙' 21조에 따르면 위탁 계약은 5년 단위로 맺는다. 양 원장은 법인에서 시설장으로 임명돼 일하고 있다. 

"아름 장애인 보호작업장은 화성시가 설립하고 사회복지법인 지구촌 사회복지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 보호작업장입니다. 장애인 보호작업장은 생산을 통해 수익을 얻고 이를 장애인 급여로 환원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사업장이에요. 아름 작업장은 골판지 박스를 만들어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수익 내서 노동자 월급 올리는 게 목표"
 
보호작업장 내 훈련 장애인이 수작업을 하고 있다.
 보호작업장 내 훈련 장애인이 수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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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보호작업장은 도비, 시비 매칭 예산으로 운영 보조금이 들어온다. 이 보조금은 비장애인 노동자 9명 인건비와 소정의 관리 운영비로 사용한다. 사업장 수익은 장애인 노동자 인건비에 사용한다. 남으면 적립하고, 부족하면 적립 금액을 사용한다. 

"저희 작업장은 그래도, 벌어서 장애인 노동자 인건비 지불은 가능한 정도예요. 사실 좀 빠듯하죠. 골판지 박스는 꾸준히 수요가 있기에 나름 괜찮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주 수익이 많이 남아 투자를 하거나 임금을 올려줄 수준은 안 돼요."

국내 모든 노동자는 최저임금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최저임금 적용 제외를 할 수 있는 대상이 있는데, 장애인이 이에 속한다. 매년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최저임금 적용 제외 평가를 해서 패스한 사람만 적용 제외를 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보호작업장 내 직업 재활 규정과 척도에 따라 매년 평가를 하고, 그 결과를 통해 12월 연봉 계약을 한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전국 700개 보호작업장에서 일하는 장애인 평균 임금은 36만 5천 원입니다. 저희는 현재 83만 원 주고 있어요. 주 5일에 하루 6시간 근무입니다. 최저임금 적용 제외 평가를 통과한 분은 2명이에요. 중장기적인 목표는 모두 최저임금을 드리는 겁니다. 근데 최저임금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기능이라면 보호 작업장이 아니라 일반 사업장으로 고용 전이를 해야 하는 단계에 이른 거죠. 저희 목표 중 하나가 훈련을 잘 해서 일반 사업장에 취업하도록 돕는 겁니다."
 
아름 장애인 보호작업장 입구에 중증 장애인 생산품 생산시설 인증마크가 걸려있다.
 아름 장애인 보호작업장 입구에 중증 장애인 생산품 생산시설 인증마크가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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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 장애인 보호작업장은 보호자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간담회를 하고,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아름 장애인 보호작업장 양감점에서 일하고 있는 장애인 노동자 나이 평균은 37.5세다. 20대 젊은 청년도 있지만, 40~50대 중년이 많다. 그러다보니 보호자가 없는 경우가 있고, 또 있다고 하더라도 엄마, 아빠가 아니라 형제, 형수님 등 주변 친척이 보호자인 경우가 많다. 

"지난해 겨울에 했던 간담회 때 참석하신 분들 만족도는 다 좋았어요. 보호자 입장에선 일을 하고 오니 기본적으로 활력이 생기고 또 본인이 직접 번 돈으로 스스로 소비하고 즐기는 모습을 보며 안도합니다. 장애인으로 평생 살아야 하는데 보호된 환경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자체에 감사하다고 말씀하세요. 또 저희는 정기적으로 가정 방문을 다닙니다. 혼자 거주하며 직장 생활하는 분들은 좀 걱정되더라고요. 일반 복지시설에서 하는 사례 관리 기능까지도 담당합니다."

양 원장은 보호작업장을 운영하며 늘 매출에 시달린다고 한다. 이번 달에 펑크 나는 건 아닌지, 설비에 큰 문제가 생겨 큰돈이 들어가는 건 아닌지 걱정한다. 운영하며 어렵거나 힘든 점이 있는지 물었다.

"늘 매출에 시달리죠. 매주 매출 현황을 보고 받고 결제하는데 매출이 잘 나오면 기쁘고 반대로 매출이 떨어지면 걱정을 하죠. 결국 수익금을 창출해야 하는데 직접 영업을 하러 다닙니다. 제가 부임하고 기존 거래처 35곳 정도를 방문했어요. 가서 읍소하는 거죠. 결국에는 수익을 내서 노동자 월급을 올려줘야 하는 게 미션이다 보니, 부담감, 조급함이 있습니다."

"시에서 신규사업 아이템 투자 지원해주길"
 
양동훈 원장이 장비를 보며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양동훈 원장이 장비를 보며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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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원장은 어떻게 하면 사업을 잘 운영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2016년도에 보호작업장이 설립되고 8년이 흐르다보니, 시설이나 장비 보수에 대한 투자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시설 소유주는 시청이고 저희는 위탁 운영을 하고 있어요. 시에서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중장기적 관점에서 해주시면 좋겠어요. 박스 설비도 한 8년 되다 보니 고장이 나곤 합니다. 골판지 보드를 이용한 친환경 제품도 많이 나와요. 아이디어 차원에서 신규 사업 아이템으로 발전할 수 있게 투자 지원을 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양 원장은 보호작업장 사업에 종사하며 인력 유출에 대한 고민도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하는 장애인 일자리 사업이 그 예다. 이에 관해 구체적으로 물었다.

"보호작업장 전국협회나 도협회에 가면 장애인 공공일자리 사업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있어요. 장애인 노동자가 보호작업장에서 일을 하다가도 동사무소나 도서관에서 일을 하면 돈을 더 많이 준다고 하며 가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희는 정식으로 근로 계약을 맺고 꾸준히 일할 수 있는 곳인데 단기 일자리로 인해 인기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요. 공공일자리 인력을 저희 작업장에 배치하면 좀 더 협력적으로 상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일하는 장애인에 대한 기본 소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 협회가 이에 관해 경기도랑 같이 연구 중에 있습니다." 
 
보호작업장 한 켠에 골판지가 쌓여 있다.
 보호작업장 한 켠에 골판지가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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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원장은 이어 거창군 장애인 보호작업장 사례를 소개했다. 거창군 공공기관들은 대부분 장애인보호작업장과 거래한다. 지역 농협과도 MOU를 체결해, 거창군 관내 농업 종사자가 농산물 박스를 보호작업장에 주문하면 연말에 정산해서 환급해준다. 거창군의회에서 결의를 통해 진행했을 만큼, 거창군에선 장애인보호작업장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에 관해 구체적으로 물었다.

"예를 들어, 어떤 농가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데 박스를 300만 원어치 구매했어요. 그럼 영수증을 거창 농협에 제출해요. 연말에 박스 대금을 그대로 돌려받습니다. 이런 정책은 거창군이 유일해요. 저희도 송산 포도 작목반이랑 연계하는 아이디어를 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아무래도 기존에 거래하는 곳이 있어 저희 작업장에서 노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거 같았어요.

저희는 지금 타 지자체 종량제 봉투 박스를 만들고 있거든요. 그런데 정작 화성시 종량제 봉투 박스는 만들지 못하고 있어요. 공공 영역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활로를 확보하고 싶습니다."

장애인 보호작업장 전반적인 운영을 소개해준 양 원장에게 향후 계획을 물었다.

"작업장이 계속 수익을 잘 내서 최저임금을 받는 장애인이 더 늘어나는 것이 바람 중 하나에요. 또 여력이 되면 골판지를 이용한 친환경 가공품 제작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결국 작업장이 자립하기 위해선 중증 장애인 인증 생산품을 많이 구매해주시는 게 필요해요. 골판지 박스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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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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