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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김헌동 사장이 분양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6.17
 17일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김헌동 사장이 분양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6.17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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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는 다 지어놓고 팔아야 하는 거예요. 누구나 즉시 입주 가능해야죠. 100% 다 지어 (판매하고) '분양'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겠다는 선언을 할 겁니다."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이 앞으로는 100% 시공을 끝낸 아파트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후분양제를 개선하겠다고 17일 밝혔다. 현재에는 공정률 90% 시점에서 입주자를 선정하는데, 이를 더 확대해 완전한 후분양제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김 사장은 서울 강남구 SH 본사에서 'SH 분양원가 분석'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앞서 공사는 지난 2006년 공정률 80% 시점에서 입주자를 선정하는 후분양제를 도입하고, 2022년에는 공정률 90% 시점까지 확대했었다. 

김 사장은 "하자 투성이로, 들어가 살 수 없는 지경이 된 그런 아파트를 사고 파는 걸 끊어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원래 고양이·강아지 등을 친한 사람에게 원가에 주거나, 나누는 걸 분양이라고 한다"며 "내 돈 주고 사는 아파트를 '분양받는다'고 하는 것 자체가 정확한 표현이 아니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당 평균 건설원가 310만원, 분양이익률 13.8%

이날 SH는 2005~2021년 동안 분양한 142개 단지의 분양원가도 공개했다. 평균 분양가격은 ㎡당 360만 원, 건설원가는 310만 원 등으로 집계됐다. 분양가격과 건설원가 차액은 ㎡당 50만 원. 

SH의 평균 분양이익률은 13.8%로, 이 가운데 택지비는 110%, 건축비는 -10%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당 평균 50만 원의 분양이익을 냈는데, 이중 택지비로는 55만 원의 이익을 낸 반면, 건축비로는 5만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당 분양가격은 2005년 222만 원에서 2021년 600만 원으로, 같은 기간 건설원가는 200만 원에서 394만 원으로 각각 상승했다. 

김 사장은 "아파트 짓는 원가가 20년 동안 약 2배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재개발·재건축에서 아파트 공사비 분쟁 얘기를 많이 듣지 않나"라며 "국토부가 만든 기본형 건축비라는 게 근거가 없는데, 그걸 사용하라고 강요하기 때문에 분쟁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좋은 건물을, 품격 있는 건물을 짓길 원한다면 건설회사에 충분한 건축비를 지급해야 한다"며 "건축비는 적게 주고, 좋은 건물을 지으라고 하면 결국 분쟁밖에 생기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 후분양 얘기만 나오면 깜짝... 좋은 아파트 공급 노력할 것"

건축비 현실화와 더불어 후분양제 확대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김헌동 사장은 "아파트를 짓기도 전에 파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며 "이런 낡은 방식, 구태 방식을 (정부는) 지금도 계속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SH는 아파트를 다 지어놓고 후분양을 하기 때문에 원가가 얼마인지 알 수 있다"며 "거기에 (건축비) 이윤을 보태 분양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는데, (국토교통부는) 결정을 못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진 그의 말이다. 

"(기본형 건축비를) 그렇게 (상향해) 바꿔주면 다른 데도 후분양하라는 압박이 들어갈까 그런 건지, 아니면 국토부의 근간이 흔들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건지 (알 수 없다.) 기본형 건축비는 우리만 쓰는 게 아닙니다. 민간이 재개발·재건축할 때도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에는 (정부가) 그걸 쓰라고 강요합니다. 그것 때문에 분쟁이 생기고, 사업이 지연되고, 비용이 증가하고, 갈등이 더 심화하죠. 그런 일을 왜 하냐는 거예요."

김 사장은 "아파트를 후분양하면 아파트 짓는 데 들어간 돈이 얼마인지 다 알게 되고, 거기다 이윤만 붙여 팔면 된다"며 "이렇게 시장을 정상화하려 노력해야 하는데, 국토부는 후분양 얘기만 나오면 깜짝깜짝 놀란다"고 꼬집었다.  

그는 "SH는 서울숲 아크로, 타워팰리스 등 민간에서 지은 좋은 아파트 수준 이상의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SH가 이런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태그:#김헌동, #SH, #서울주택도시공사, #후분양제,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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