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지역 중학교가 고교 교육과정에도 없는 'Tm, Mm' 기호가 들어간 수학 문제를 출제한 것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문제 없다"는 해석을 내놓자 사교육걱정없는세상(아래 사교육걱정)이 "자신들이 학교에 보낸 '선행학습 근절' 자료와도 모순되는 황당한 답변"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서울, 인천, 광주에서 '교육과정 위반' 12개 문항 발견
19일, 사교육걱정에 따르면 이 단체는 시민 제보를 받아 중고교 수학 문제를 분석한 결과 서울, 인천, 광주지역 5개 중고교 문제에서 '교육과정 미준수 문항' 12개를 발견했다. 특히 서울강남지역 A중학교의 경우 올해 1학기 중간고사에서 수학 기호로 'Tm, Mm, nm' 등이 사용된 문제를 냈다.
사교육걱정은 "길이의 단위는 교육과정에서 km, m, cm, mm 등을 다루며, Tm, Mn, nm과 같은 단위는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다. 고교교육과정에도 없다"면서 "따라서, 문제에서 제시된 해당 단위는 교육과정 내 기호의 표현을 벗어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사교육걱정은 해당 문제에 대해 '교육과정 상 부적절 기호 사용'과 함께 '상위 학년 내용 포함',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으로 지목했다.
그런데, 서울시교육청은 이 문항에 대해 사교육걱정에게 보낸 '해석 공문'에서 "교육과정의 학습 요소에서 제시한 범위를 벗어나는 용어와 기호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교육과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답변했다.
사교육걱정은 "이 같은 답변은 올해 3월 서울시교육청이 학교에 보낸 '선행교육 예방을 위한 연수 도움자료' 내용과도 모순되는 자가당착적인 황당한 답변"이라면서 "이러한 행정이 계속된다면 지금도 높은 사교육비 부담을 더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이 지역 학교에 보낸 선행학습 예방 도움자료 '수학 교과의 평가 시 유의사항'에는 "'용어와 기호 또한 교육과정의 학습 요소에서 제시한 범위를 벗어나는 내용은 출제하지 않아야 한다"(교육과정평가원 안내자료)고 규정하고 있다.
사교육걱정의 최수일 수학교육혁신센터장은 교육언론[창]에 "학생들은 수학 기호에서 대문자, 소문자만 달라져도 당황하는데, 교육청이 교육과정에도 없는 기호를 사용한 문항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하다니 황당한 답변인 것"이라고 짚었다.
이 교육청은 사교육걱정이 문제 삼은 서울지역 중고교 2곳의 문항 5개에 대해서도 모두 "교육과정을 벗어난 위반 문항은 없다"고 판단했다. 현행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은 교육과정을 벗어난 킬러문항에 대해서는 교육청이 지도, 감독하도록 하고 있는데, 면죄부를 준 것이다.
역시 교육과정을 벗어난 수학 문제 관련 질문을 받은 인천시교육청과 광주시교육청은 아직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서울교육청 "해당 문항은 기호 몰라도 풀 수 있어... 정답률도 높은 편"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언론[창]에 "A중학교의 해당 문항의 경우 Tm, Nm이란 기호를 아예 몰라도 풀 수 있는 문항이었고, 정답률도 30~40%로 높은 편이었다"라면서 "우리는 선행 요소가 있는 고난이도 문제 출제가 안 된다는 것인데, 실제로 해당 문제는 그렇지 않았다. 특정 용어를 썼으니까 기계적으로 무조건 선행학습 위반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