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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수산 영빈관에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고 악수를 하고 있다.
 2024년 6월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수산 영빈관에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고 악수를 하고 있다.
ⓒ 타스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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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공급하면 "아주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각)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한 및 베트남 순방을 마치며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기존 방침을 재검토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이 전투 지역인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보내는 것은 아주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 일어난다면 우리는 한국의 현 지도부가 달가워하지 않을 적절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침공할 일 없는 한국, 걱정 안 해도 돼"

대통령실은 이날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해 상호 군사·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하며 이를 규탄한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를 재검토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보내지 않는다는 기존 방침을 바꿀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비살상 무기를 포함한 인도적 지원만 하고 있다"라며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제공한다면 전쟁 중이 아닌 국가에만 무기를 수출한다는 한국의 오랜 정책에 급격한 변화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체결한 북러 조약에 대해 "새로운 것이 전혀 없다"라며 "낡은 조약이 더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 조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962년쯤 체결했던 기존 조약과 모든 것이 같다"라며 "새로운 것은 없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1961년 북한과 옛 소련이 체결한 조·소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과 마찬가지로 상호 군사 지원의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우리가 서명한 새 조약에 따르면 군사적 지원은 오직 무력 침공이 있을 때만 적용되므로 한국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며 "내가 아는 한 한국은 북한을 침공할 계획이 없기 때문에 우리의 이런 협력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했다.

반면에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문제를 재검토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격에 맞서 싸우는 데 있어 모든 지원을 환영한다"라며 "다만 그것은 한국이 최종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경우 인도·태평양을 불안정하게 하는 행동으로 보지 않고 환영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는 모든 국가를 환영한다"라고 답했다. 

"우크라 전쟁 관련해 북한에 도움 요청한 적 없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하고 있지만, 북한에 이와 관련한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와 북한은 이번 전쟁에서 어떻게든 서로의 능력을 사용할 가능성과 관련해 우리는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고, 우리가 제안을 받은 적도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앞서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맞서 러시아도 제3국에 무기를 공급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던 푸틴 대통령은 "북한과의 합의에 따라 이를 배제하지 않는다"라며 북한에 대한 무기 공급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아울러 우크라이나가 서방에서 공급받은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침략 행위로 간주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더 검토할 필요가 있지만, 그럴 가능성이 크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전날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했던 푸틴 대통령은 "평양에서 이렇게 따뜻한 환대를 받을지 몰랐다"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이주의 권리를 제재하는 것은 이상하다"라며 "사정이 어려운 가족이 어딘가에서 돈을 벌고 아이들을 먹여 살릴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비인도적이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노동자의 해외 파견을 금지하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북한의 노동력을 원하며, 이는 북한의 중요한 수입으로 여겨진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또 럼 베트남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서로의 독립·주권과 영토의 온전성을 해치는 제3국들과의 동맹과 조약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태그:#푸틴, #북한, #우크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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