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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학생들이 천원의 아침밥을 먹고 있는 충남대학교 학생식당
 6월 17일 학생들이 천원의 아침밥을 먹고 있는 충남대학교 학생식당
ⓒ 김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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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위기에 빠졌다. 이에 사업 지속을 위해 학교 재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천원의 아침밥은 정부가 끼니당 2천 원을 지원하고 대학이 일정 금액을 보태 단돈 천 원으로 대학생들이 아침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사업이다. 그러나 최근 재정 부담으로 인해 사업을 중단하는 대학들이 다수 등장함에 따라 사업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올해 지원금을 끼니당 천 원에서 이천 원으로 올렸음에도 학교 재정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이유는 현재 지원금으로는 식자재 비용만 충당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3일 충남대학교 학생식당 한 영양사는 "정부 및 지자체 지원금으로 식자재 비용은 감당할 수 있게 됐지만, 그 외에 발생하는 인건비 부담이나 인력 충원 문제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인건비 등의 이유로 충남대학교 학생식당의 인력난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아침 식사 준비를 위해 오전 5시부터 일할 조리사를 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새벽에 출근해야 하는 조리사들에게 학교 예산으로 소정의 교통비를 지급하고 있지만, 현재 일하고 있는 조리사 외에 새로운 인력을 충원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교는 식자재값 지원뿐만 아니라 인건비 지원이나 인력난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충남대학교 인근 대학인 카이스트는 지난해 예산 소진으로 천원의 아침밥을 조기 마감한 바 있다. 지원금이 늘어난 올해 역시 예산이 소진될 경우 아침 식사 가격을 원래 금액으로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7일 카이스트 관계자는 "지원금 증가로 작년보단 오래 운영할 수 있지만 학교에서 직접 업체와 계약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보니 재정 부담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는 당분간 지원금을 늘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3일 농식품부 관계자는 "2천 원으로 지원금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더 올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인력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따로 인건비 차원에서 금액을 책정해 지원할 계획은 없고, 학교 측에 현재 지급되고 있는 지원금 2천 원을 자율적으로 활용하면 된다"고 답했다. 

지원금만으로는 해결 불가... "새로운 체계 마련 시급해"

그렇다면 지원금만으로는 재정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을 극복할 방안은 무엇일까. 7일 송원규 전국먹거리연대 정책위원장은 지금처럼 지원금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초·중·고등학교 학교급식지원센터와 같은 새로운 체계를 대학에도 구축할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하였다. 학교급식지원센터란 학교, 지역, 농민 협업으로 공공 급식에 지역 농산물을 제공하는 통합물류시설이다. 해당 시설을 통해 질 좋은 식재료를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학교들의 부담이 이전에 비해 줄어들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송 위원장은 "초·중·고 무상급식과 마찬가지로 청년들을 위한 먹거리 사업은 그 필요성이 상당히 높음에도 정부에서는 생애주기에 맞는 정책 설계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무상급식 체계를 갖추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처럼 천원의 아침밥과 같은 청년 먹거리 지원 사업 역시 체계 마련을 위해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단순히 지원금을 늘리는 데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천원의 아침밥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환경이 구축되어야 한다. 청년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면서도 대학 측의 재정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새로운 체계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태그:#천원의아침밥, #충남대학교, #농림축산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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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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