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가 국립창원대학교 사천 우주항공 캠퍼스 설립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경상국립대학교 교수회가 18일 '창원대학교의 사천시 우주항공캠퍼스 설립에 반대한다'고 성명서를 발표한 지 일주일 만이다.
사천시는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경상국립대를 배제한 채 창원대 사천 캠퍼스를 유치한 것이 아니다"라며 "어떠한 대학, 기업, 연구기관과도 협력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시, 경상국립대에 먼저 건의... 대학 측 "어렵다" 답변
사천시는 이날 자료에서, 수년 전부터 우주항공 관련 공과대학 유치를 위해 경상국립대에 여러 차례 제안했으나 긍정적인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동식 시장은 2022년 9월 경상대 공과대학 또는 항공 관련 학과 유치를 타진했다. 당시 사천시와 경상국립대 측과의 면담에서 대학 측으로부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당시 박 시장이 직접 경상국립대 권순기 총장을 만나 우주항공 관련 단과대학 설립을 건의했지만, "교수들의 반대와 시스템 문제로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것이 사천시의 설명이다.
여러 대학과 접촉 시도했으나 '난항'... 창원대는 적극 유치의사 밝혀 '급물살'
사천시는 "2023년 8월과 10월에 한서대학교와 경남대학교를 각각 방문해 우주항공 캠퍼스 사천 설립을 건의했지만, 역시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그동안의 경과를 설명했다.
사천시는 "여러 대학과 대학 캠퍼스 유치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던 중 올해 3월 20일 박민원 국립창원대학교 총장이 사천 우주항공 캠퍼스 설립을 제안했고, 박 시장이 직접 창원대를 방문해 사천 우주항공 캠퍼스 설립에 합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4월 26일 창원대학교 교무회의에서 우주항공공학부 신설을 확정하고, 정원을 15명으로 배정하는 등 사천 우주항공 캠퍼스 설립은 급물살을 탔다.
사천시와 창원대학교는 지난 6월 17일 사천 우주항공 캠퍼스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5년 3월 사천에 임시 캠퍼스를 개교하기로 했다. 본 캠퍼스는 사천시 용현면 통양리 일원에 2027년 12월 준공이 목표이다.
시, 경상국립대 교수회 성명에 반박... "과잉 중복 투자 주장은 동의 어려워"
사천시는 경상국립대학교 교수회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창원대학교의 사천 우주항공 캠퍼스는 정부의 우주경제 로드맵에 따라 추진하는 것으로 과잉·중복 투자라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는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자료를 인용해 "2023~2027년간 기업체와 연구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우주 관련 인력이 3300명 정도이지만, 인력공급은 1800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시는 이러한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상국립대와도 지속적 협력 약속
사천시 기획예산담당관실은 "2023년 10월 경상국립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글로컬대학 지원을 위해 5년간 50억 원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며 "사천시는 우주항공 관련 고급인력 양성과 관련해 경상국립대와 창원대뿐만 아니라 어떠한 대학, 기업, 연구기관과도 협력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국립창원대의 사천 우주항공 캠퍼스는 고급 인력 양성을 위한 출발점으로 2025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사천시의 우주항공 로드맵에 따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천시의 창원대 사천 캠퍼스 유치 과정 설명에도 대학 간 갈등이 계속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다만, 24일로 업무를 시작한 경상국립대 권진회 총장의 행보에 이목에 쏠린다. 그는 우주항공정책포럼 공동회장, 경남 사천시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준비단 위원을 맡고 있다. 이 문제의 최종 해법은 캠퍼스 인가 권한을 가진 교육부의 결정에 달렸다. 지역과 대학, 대학과 대학간의 협력 방안 마련이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세종시 사례처럼 대학간 연합캠퍼스 가능성을 더 깊이 연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