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지도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기념사와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의 '핵무장론'에 대해 "무책임한 말폭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대치 국면을 강대강 '치킨게임' 양상이 아닌 평화적인 방식으로 풀어나갈 것을 주문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직무대행으로서 첫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전날(25일) 윤석열 대통령의 6·25전쟁 74주년 기념사와 여당 당권 주자들이 꺼낸 핵무장론에 비판 목소리를 냈다.
박 직무대행은 "윤석열 정권이 무책임한 말폭탄을 남발하며 강 대 강 치킨게임만 2년 내내 고집하고 있다. 남북 사이에 삐라(전단)와 오물풍선이 오가고 9·19 군사합의마저 효력이 정지됐다. 남북 안전핀이 완전히 뽑혔다"라며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진짜 안보이고 실력이다. 남북 모두의 공멸을 부를 치킨 게임을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한국 핵무장론을 두고 '말폭탄'을 쏟아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자체 핵무장론은 현재로선 불가능하다"라며 "한국이 NPT(핵확산금지조약)를 탈퇴하고 핵무기 개발을 강행한다면 미국의 경제보복이 이뤄질 텐데 경제 대외 의존성이 높은 한국이 온전할 수 있겠냐. '아무 말 대잔치'의 말폭탄 하나가 대한민국 경제를 폭망시키는 핵폭탄이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정책위의장도 이들의 핵무장론을 '냉전 시절 회귀'에 빗대어 비판했다. 서 정책위의장은 "도대체 언제 적 핵무장론인가. 과거 1970년대 냉전체제로 다시 돌아가는 듯한 낡은 정치 선동에 기가 찬다"라며 "핵을 보유하기 위해 NPT를 탈퇴하게 되면 국제사회 신뢰가 추락할 수 있고 대한민국이 제재받을 우려가 있다. 국민의힘은 게으른 정치로 국민을 현혹하지 말고 핵폭탄 맞은 민생이 회복될 수 있도록 부지런한 정치를 보여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6·25전쟁 74주년 당일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핵무장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나경원 후보는 자체 핵무장론을 주장한 반면 윤상현 후보는 공해상 전술핵 재배치를 강조했다. 한동훈 후보는 핵무장 잠재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고, 원희룡 후보는 핵무장에 앞서 '미국 핵우산 강화'라는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