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의 5월 미국 출장이 성과 없는 '빈털터리'였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류 위원장이 방송통신심의 업무를 다루는 구글의 유튜브 담당자를 만나지도 않았고, 구글과 문서로 명시된 협약 사항도 없었다는 것이다.
류희림 위원장은 지난 5월 3박5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 유튜브 유해정보의 신속 유통 방지 등을 위해 마컴 에릭슨 구글 부사장 등을 만났다고 밝혔다. 출장 이후 방심위 노조가 "류 위원장이 구글 부사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책상을 내리쳤고, 구글코리아 측이 항의 방문을 했다"고 폭로, 방심위가 해명자료를 내기도 했다(관련기사: "구글 본사서 책상 꽝... 류희림 덕에 이젠 구글 미팅 못잡을것"
https://omn.kr/28s8b).
지난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현안질의에서 공식 확인된 사실은 "류희림 위원장이 만난 사람은 구글 유튜브 담당자가 아니었다"는 것과 "방심위와 구글간 협약이 명시적으로 기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튜브 유해정보 협의한다던 류희림, 정작 유튜브 담당자 못 만나
이날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장경식 방심위 국제협력단장에게 "만났던 구글 부사장이 유튜브 담당이었나"라고 물었고, 장 단장은 "유튜브 담당은 아니었는데..."라고 답했다.
장 단장이 "부연 말씀 드리겠다"고 했지만 최 위원장은 "유튜브 담당이었나, 아니었나"라고 거듭 물었다. 장 단장은 "아니다"라고 답한 뒤 "직접적인 유튜브 담당은 아니었는데 구글의 전체 정책이라든지 대정부 공공기관, 전 세계에 돌아다니면서 각국의 규제 수준과 매칭을 하는 그런 역할"이라고 부연했다.
최 위원장은 "말이 길어진다, 그분은 유튜브 담당 부사장이 아니다, 말이 길어지는 건 사실과 다른 얘기를 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최 위원장은 국회의원 당선자 신분이던 5월 27일에도 구글코리아 관계자와 면담 내용을 공개하면서 "(구글 코리아 측은 류희림 위원장이 만난) 마컴 에릭슨 부사장이 유튜브 담당 임원이 아니기 때문에 답을 듣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최 의원에 따르면 에릭슨 부사장은 AI콘텐츠 담당이다.
약속 내용 문서 없어... 구글 출신 이해민 "구글은 모든 약속 문서로 남겨"
또 불법·유해 유튜브 콘텐츠와 관련해 구글과 문서를 작성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방심위는 "한국 내 불법·유해 유튜브 콘텐츠에 대해 구글 측이 향후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삭제·차단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현안질의에서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유튜브 콘텐츠 차단 조치와 관련) 약속을 했다면 다큐먼츠(문서)가 있나"라고 물었고 류 위원장은 "그 당시 보도자료를 냈고, 구글 워싱턴 본부에서도..."라고 했다.
이 의원은 거듭 "문서가 있나, 약속에 대해서"라고 거듭 질문했고, 류 위원장은 "아닙니다. 그것은 상호 존종에 의해..."라고 답했다. 구글코리아와 구글 본사서 근무했던 이 의원은 "구글은 구글의 약속을 기록으로 남긴다, 그리고 서로 나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출장비가) 2800여만 원 정도라고 보도됐는데 국민 혈세로 했다는 것이 이것밖에 안 되는지 품격 떨어뜨리고 정작 받아야 될 답은 못 받고 예산 낭비라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공적인 자리에 계실 거면 솔직히 말해서 적어도 밖에 나와서는 품격을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류 위원장은 "말씀하신 게 사실과 다르다"면서 무언가 말을 하려 했지만, 최민희 위원장은 "(거기까지) 됐습니다"라고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