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에서 45표 차이로 대패했다. 당내 상임위원장 후보 선출 과정의 불투명성을 지적하며 호소했지만 역부족이었다.
27일 오전 국민의힘은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부의장 후보와 7개 상임위원장 후보를 선출했다. 7개 상임위원장 중 유일하게 복수 후보가 출마한 외통위원장은 3선 김석기 의원과 4선 안 의원 간 양자 대결로 치러졌다.
전체 108명 의원 가운데 95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김 의원은 70표, 안 의원은 25표를 각각 득표했다. 45표라는 압도적 차이로 김 의원이 최종 후보가 된 것이다.
표결에 앞서 정견 발표에 나선 안 의원은 당내 상임위원장 후보 선출 과정의 불투명성을 지적했다. 그는 "원래 경선 치를 생각은 없었는데, '이건 아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이 자리에 섰다"며 "저는 4선 의원 중 (그동안) 유일하게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아 원내지도부에 이번에는 상임위원장을 맡겠다는 의사를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우리 당이 국회로 복귀하기로 했던 지난 월요일, 우리 당 상임위원장 후보가 이미 내정됐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라며 "이러한 과정이 당내 민주주의 전통과 관행에 어긋나며 자칫 잘못된 선례를 만들 수 있기에 문제 제기를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3선 의원 모임에서 선수를 고려하고, 또 선수가 같은 경우 나이를 기준으로 상임위원장 후보를 정했다고 들었다"라며 "그런데 4선 의원인 저는 논의 대상에도 들어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법사위는 제2당인 관행을 어겼다'고 크게 비판하면서도 우리 스스로 선수 관행을 따르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후보 선출 과정도 투명하지 못했다. 과거에는 원내지도부에서 상임위원장을 희망하는 의원들의 신청을 받고, 조정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희망 상임위가 겹치는 경우에는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1년씩 또는 전반·후반기로 임기 분할을 협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지금까지 이런 문제가 없었다"며 "그렇지만 이번에는 이러한 협의와 조정의 과정이 불행하게도 사실상 없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안 의원은 수도권 출신 의원들이 배제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여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로는 6선 주호영 의원이 선출됐다. 나머지 상임위원장 후보는 ▲정무위원회 윤한홍 ▲기획재정위원회 송언석 ▲국방위원회 성일종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철규 ▲정보위원회 신성범 ▲여성가족위원회 이인선 의원 등으로 결정됐다. 여당이 후보로 추천한 부의장과 7개 상임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