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도서관 사서로 일한 적이 있다(관련 기사:
학교도서관 사서, '책 추천'은 마음을 담는 그릇 https://omn.kr/27ey0 ).
세계 최저 가까운 독서율이 극명히 드러나는 게 한국의 현주소다. 그러나 위기가 기회의 순간이라는 말이 있듯이 타개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겠다. 부끄러운 현실에서 우리가 분명한 알아야 할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다는 게 안타깝다. 분명한 것은 이렇다. 책을 읽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 지장이 없는 한 독서율은 계속 하락의 추세일 것이라는 사실.
독서율 저하 때문에 문해력이 부족하고 개인 역량이 떨어지며 사회적 소통 능력이 낮다고 본다. 이런 능력을 키우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책을 읽는 것. 습관을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결과물로 만들어야 한다.
독서율의 하락은 오늘내일 일이 아니었다. 다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거나, 사회적 문제라고 보지 않아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주변을 살펴보면 여전히 책 읽는 풍경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적으로만 생각했던 독서하는 풍경은 여전히 일부만 즐기는 특권이어야 하는 것일까?
특히 대도시보다 지방의 독서문화는 심각하다. 책방이 없는 곳도 있고 도서관이 있어도 이용하는 빈도가 많지 않았다. 지방소멸현상이 지속되다 보니 책 읽는 풍경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희박해진 것 같다.
문화적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독서에서도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어 버렸다. 이런 양극화의 심화는 지방문화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삶의 질이 떨어질 수도 있다. 책 읽는 풍경을 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암담하다.
읽기의 최종 목적은 삶의 즐거움을 찾는 데 있을 것이다. 읽는 즐거움이 마음의 생각을 정리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만들어낸다. 독서가 주는 중요한 가치는 인간의 생각을 깊게 하고 인간다움을 키워낸다.
독서의 근본 목적은 생각의 근육을 키워주는 것. 생각하는 힘은 우리가 생활하는 삶에서 중요하다. 독서가 부족하다 보니 생각의 힘이 짧고 깊이 사고하는 역량을 키워가지 못하고 있다. 독자와 비독자의 차이점은 독서의 경험 여부의 차이점에 있다. 독서하는 경험이 많을수록 책 읽는 자연스러움이 나타나게 된다.
핀란드가 세계에서 독서율이 가장 높은 이유도 어렸을 때부터 즐거운 독서 체험을 많이 했기 때문일 것이다. 가정, 학교, 사회에서의 책 읽기부터 일상에서 독서 편의성 제공 등 독서가 생활화되다 보니 자연스러운 책 읽기가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독서란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함께 가치를 만드는 일들이 독서의 가치다. 독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독서문화를 높이는 계기가 된다. 문화가 성숙한 나라가 삶의 질도 높아지고 인간다움이 지속적으로 향상된다.
대한민국에서 독서는 사회적·국가적으로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책을 잘 읽지 않는 건, 독서가 살아가는 데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살면서 절실히 느꼈다. 어떤 문제에 부딪힐 때 단순한 결과보다는 그 과정을 살펴보고 깊이 있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실현하는 것이 더 나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이 주는 위력이다.
스스로 책을 찾아 읽는 사람은 적은 것 같다. 아직은 누군가 권해서 함께 읽자고 할 때만 읽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으니 이런 부분을 정부나 지자체, 학교 등 모든 곳에서 책으로 접근이 가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 역할을 공공도서관이 했으면 좋겠다.
지역의 대표 축제들에서 독서를 연결하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다. 세대별로 독서를 많이 하는 시민에게 독서 포인트를 주고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독서하는 시민은 문화생활의 경제적 혜택을 누릴 수 있고 더 나아가 출판과 책방, 서점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효과도 있다.
기술적으로 발달된 대한민국은, 지금부터 인문학적 독서문화가 성숙되는 문화정책으로 바꿔야 한다. 도시와 지방의 독서문화 차이를 극복하고 독서경험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독서환경을 개선하고 나아가 함께 책을 읽고 독서 포인트를 모으는 지혜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독서열풍은, 바란다고 해서 한순간에 찾아오지는 않을 테니까.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제 개인 브런치에도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