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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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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는 것인지 아닌지, OX로 답해주시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연임 도전을 공식화하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공개 질문을 던졌다. "민주당의 당 대표로서 이번 위법적인 탄핵 청문회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내놓으시라"라며 "'청원을 심사하는 것'이라는 식의 꼼수 답변은 거절하겠다"라고 날을 세운 것이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대한 청문회 계획안을 의결했다. 여당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처리를 강행한 것. 추경호 원내대표는 당초 예정에 없었던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이재명 전 대표와 민주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민주당, 이제 대통령 탄핵 시작하는 건가?"


10일 오전 당 원내대표실에서 마이크를 잡은 추 원내대표는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낭독했다. 그는 "탄핵은 비극이다"라며 "과거 두 번의 대통령 탄핵추진은 우리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과 갈등을 남겼다"라고 입을 열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묻는다"라며 "이제, 대통령 탄핵 시작하는 것인가? 정녕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는 것인가?"라며 "한마디로 헌법과 법률을 파괴하고 국정을 마비시키는 폭거이자, 국론을 분열시키는 망동"이라고 날을 세웠다.

"명색이 '국회의 상원'이라 하는 법제사법위원회가 헌법과 법률에도 맞지 않는 고작 2장짜리 청원서를 갖고서, 39명의 증인과 7명의 참고인을 채택하고, 23개 기관에 266건의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위법적인 청문회를 연다는 것은 희대의 거대 야당의 갑질이고, 횡포"라는 지적이었다. 특히 "대한민국 법률은 탄핵조사 요건과 절차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으며, 이번 청문회 의결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어 원천무효"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번 탄핵 청원 청문회는 본회의 의결이 없었는 데도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불법적으로 조사권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이런 위법적인 탄핵청문회를 일방 강행하기 위해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여당 간사 선임도 막고, 법률상 보장된 대체토론도 제대로 못 하게 입을 막았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탄핵 사유에 대해서도 "적반하장"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예컨대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된 행위만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는데, 대통령이 결혼하기도 전에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사건 관련 의혹도 버젓이 탄핵 사유에 포함시켰다"라는 지적이었다.

이어 "물론 일반 국민은 얼마든지 국회에 탄핵 청원을 할 수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국회가 그 청원을 수리하고 조사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 문재인 대통령 탄핵 촉구 청원은 146만 명이 동의했다"라며 "하지만 당시 법사위는 청원을 심사하지 않고 폐기했다. 그때 민주당은 청원을 심사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왜 강행하느냐?"라고 따져 묻기도 했다.

추 원내대표는 "벼룩도 낯짝이 있는 법이다. 적당히 하시기 바란다"라며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탄핵청원을 언급했다. 마치 김여정의 하명에 복종이라도 하듯이 하루 만에 탄핵청원에 대한 청문회 실시를 즉각 추진한 저의가 무엇이겠느냐?"라고도 재차 언성을 높였다.

벌써부터 김건희 여사 불출석 정당화하는 여당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와 장모인 최은순씨를 증인으로 채택한 데 대해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국회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직무상 양심을 가지고 국익과 민생을 생각한다면, 탄핵 사유가 될 수 없는 사안으로 증인 채택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정청래 위원장이 또다시 증인을 회의장 밖으로 내보내 벌세우고, 모욕하고, 조롱하며 윽박지르는 갑질 횡포의 모습을 국민들께서 반복해서 볼 수는 없는 것"이라는 반발이었다.

무엇보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탄핵 청문회 의결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어 원천무효"라며 "따라서 증인들의 출석 의무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증인 불출석에 대한 법적 조치를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예고하자 방어에 나선 셈이다. 그는 "만약 불출석한 증인들을 고발하거나 겁박한다면 정청래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법사위원들을 무고와 강요죄로 고발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라고 맞불을 놓았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김건희 여사의 변호인 증인 출석과 관련해서 대통령실 측과 논의가 있었는지 질문이 나왔다. 추 원내대표는 "없다"라며 "증인 출석과 관련해서는 조금 전 말씀드린대로 이 자체가 위법적인 청문회 실시이기 때문에 증인들도 출석할 의무나 이런 게 없다"라고 반복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로 내정되었으나 상임위 갈등 탓에 아직도 정식 간사로 선출되지 못한 유상범 의원도 말을 보탰다. 그는 "국정감사나 국정조사의 경우에는 강제구인, 동행 명령할 수 있는 규정이 있지만 청문회에는 그 규정이 없다"라며 "민주당에서도 그런 이유에서 청문회에도 강제 동행 명령을 할 수 있는 입법안까지 발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건희 여사 등이 불출석하더라도 민주당이 이를 제재할 수 있는 적법한 수단이 없다는 취지이다.

추 원내대표는 "국회는 민주당의 놀이터가 아니다"라며 "법사위도 정청래 위원장의 놀이터가 아니고, 의사봉은 정청래 위원장의 장난감이 아니다"라고 직격하며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추경호#국민의힘#법제사법위원회#탄핵소추안#윤석열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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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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