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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에 웬 밤송이가!

잘 익은 밤송이를 쌓아 올린 것처럼 항구 한편이 가득 메워졌다. 어민들도 총동원되었다. 지난 16일, 강원 특별자치도 고성군 대진 해변, 성게 작업 현장이다.
 
 항구를 가득메운 성게알
 항구를 가득메운 성게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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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항 항포구 한켠을 가득메운 성게 알까기(2024/7/16)
▲ 대진항 항포구 한켠을 가득메운 성게 알까기(202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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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최북단 어장인 대진항에서 성게 수확은 6월 초부터 약 한 달간 이뤄진다. 성게 수확은 해녀들의 몫이다. 대진항에 해녀들은 약 40여 명에 이른다. 새벽부터 출어를 해서 성게가 많이 서식하는 저도 어장을 향한다. 5~6시간 하는 고된 작업이다.
 
 동트기전부터 성게잡이를 위해 출어를 한다
 동트기전부터 성게잡이를 위해 출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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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게잡이는 주로 해녀들의 몫이다
 성게잡이는 주로 해녀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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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저도 어장은 해조류가 풍부하고 수질이 좋아서 성게 맛이 좋기로 소문나 있다. 한때는 일본으로 전량을 수출할 정도로 어민들에게는 효자 상품이었다. 40여 년 성게 사업을 하고 있는 김우진씨(72세)는 "고성 대진 앞바다에서 나오는 성게가 전국에서 가장 맛있다"라고 귀띔한다.

이곳에서 잡히는 성게는 보라성게와 말똥성게가 주류를 이룬다. 하루에 200~220kg 정도를 수확하는 성게 작업은 전 가족이 동원된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한 달가량 늦게 나오는 바람에 더욱 바쁜 손길로 이어진다. 

휴가를 내고 부모님을 도와주러 왔다는 김아무개(52세)씨는 "힘들고 고된 작업이지만 어머님이 이 성게알을 수확해서 저를 대학까지 가르쳐 주셨습니다. 효자 상품입니다. 그래서 휴가를 내고 도와주러 왔습니다" 하고 겸언쩍어 한다.
 
대진항 성게작업(2024/7/16) 성게 수확철이면 온가족이 함께 작업을 한다.
▲ 대진항 성게작업(2024/7/16) 성게 수확철이면 온가족이 함께 작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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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게는 반으로 잘라서 알을 발라낸 후 이물질을 정성 들여 제거해야 제대로 된 상품이 된다. 바닷속에서 건지는 작업보다도 더 수고로움이 따른다. 
 
 성게알까기 작업
 성게알까기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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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들은 걱정이다. 매년 수확량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 온난화와 해양오염으로 해조류가 감소하고 있는데, 주로 해조류를 먹고 사는 성게에게는 먹이원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 개체 수는 늘고 있지만 알은 점점 줄고 있다. 

성게는 해조류에게는 귀찮은 존재다. 다시마나 미역의 뿌리를 잘라 생육을 어렵게 한다. 성게는 해조류뿐만 아니라 보이는 대로 먹어 치우는 습성이 있다. 퇴적 생물로 분류할 정도로 해적 생물 중 하나가 되었다. 반면에 지금도 어촌에서는 고소득을 올려주는 작목 중 하나다.

50여 년 물질을 해온 해녀 김아무개씨(74세)는 "물질을 해서 아이들 가르치고 손주들 용돈도 주고 했는데 성게가 많이 줄었어요. 이제 아이들 용돈 줄 날도 머지않았어요" 하고 점점 줄어들고 있는 바다생물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다.
 
대진항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 현내면
▲ 대진항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 현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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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반위의 성게 성게는 해조류 뿐만 아니라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식성이 있다.
▲ 암반위의 성게 성게는 해조류 뿐만 아니라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식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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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게가 자장 좋아하는 다시마뿌리를 잘라먹고 있다
 성게가 자장 좋아하는 다시마뿌리를 잘라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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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게작업#대진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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