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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지역 환경단체와 진보정당 등은 지난 6월 5일 대전 유성구 원촌동 갑천 좌안 둔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는 효과도 없이 예산만 낭비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처를 훼손하는 3대 하천 준설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자료사진).
 대전지역 환경단체와 진보정당 등은 지난 6월 5일 대전 유성구 원촌동 갑천 좌안 둔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는 효과도 없이 예산만 낭비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처를 훼손하는 3대 하천 준설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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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예방을 목적으로 대전시가 추진하고 있는 3대 하천 대규모 준설이 실제로는 홍수 예방에 효과가 전혀 없었다며 환경단체들이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전시는 지난 5월 국비 42억 원을 지원받아 '국가하천 재해예방 정비공사'란 이름으로 갑천, 유등천, 대전천에서 대규모 하천 준설 공사를 진행했다.

이와 관련,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은 17일 성명을 내 "대전시 3대하천 대규모 준설은 홍수 예방 효과가 전혀 없다"며 "홍수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준설보다 하천 흐름을 방해하는 횡단구조물부터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대전시의 대규모 3차 하천 준설에도 불구하고 올해 쏟아진 집중호우가 작년보다 적은 강수량에 3대하천 둔치는 모두 잠겼고, 준설 구간 교량들은 통제됐다"며 "심지어 유등교는 교각이 침하되어 붕괴 직전까지 갔다. 이번 비로 하천 준설이 홍수 예방에 효과가 전혀 없다는 것이 다시 한 번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통상 매년 6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 1년 강수량 중 15% 정도가 집중된다. 물난리가 났던 2023년 6월 16일부터 7월 15일까지의 누적강수량을 '기상청 수문기상 가문정보 시스템'으로 확인한 결과, 대전시 누적강수량은 745.4mm이고 강수일은 18일이었다는 것.

그런데 2024년 같은 기간 대전시 누적강수량은 447.2mm이고, 강수일은 14일로, 작년 강수량에 비해 298.2mm나 적게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 3대 하천의 둔치는 모두 잠겼고, 준설구간인 갑천 원촌교, 만년교, 갑천대교, 유등천 안영교는 홍수경보로 통제됐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한 갑천의 지류인 매노천이 있는 기성동은 수해로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는데, 매노천의 경우 농업용수 취수를 위한 보가 10m당 1개씩 설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이번 매노천 홍수피해는 하천 흐름을 방해하는 횡단구조물로 인해 발생한 피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단시간에 강우가 집중될 때 불어난 하천이 자연스럽게 흘러가지 못하고 막힌다면 넘칠 수밖에 없다는 것.
  
 7월 10일 내린 집중호우로 일부가 침하되어 전면 교통 통제가 되고 있는 유등교.
 7월 10일 내린 집중호우로 일부가 침하되어 전면 교통 통제가 되고 있는 유등교.
ⓒ 대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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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들은 "대전시는 작년 동일기간에 비해 약 300mm나 비가 적게 내렸고, 홍수 예방이라는 명분으로 긴급하게 준설까지 진행했다면 적어도 준설구간에서의 교량 통제는 발생하지 않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이들은 "하천 준설이 홍수 예방 효과가 없다는 것이 다시 한 번 입증되었다"고 강조하고 "대전시는 공개하지 않은 '홍수 대비 효과 데이터'를 공개하고, 데이터의 출처와 분석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목적과 활용도를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설치한 보와 낙차공 등의 시설물이 홍수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고, 그로 인해 느려진 유속으로 재퇴적이 발생한다"며 "대전시의 태도변화가 없다면 매년 수생태에 타격을 주면서 효과 없는 준설만 반복하게 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끝으로 "때문에 도심 하천의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천 내 용도상실 횡단구조물을 철거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대전시는 효과 없이 예산만 낭비하는 하천 준설을 중단하고,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도시 생태하천 조성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하천준설#대전시#3대하천준설#대전충남녹색연합#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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