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하기 위애 입장하고 있다. 이날 우 의장은 방송4법과 방통위원장 탄핵 등에 대한 여야 중재안을 제안했다. 2024.7.17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하기 위애 입장하고 있다. 이날 우 의장은 방송4법과 방통위원장 탄핵 등에 대한 여야 중재안을 제안했다. 2024.7.17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야당 주도의 법안 처리,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22대 국회에서도 도돌이표처럼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를 향해 파격 제안을 내놨다.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에서부터 합의점을 찾아가자며 정부·여당에는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일정 중단'을, 야당에는 '방송4법의 원점 재검토'와 '방통위원장 탄핵 소추안 논의 중단'을 촉구한 것이다. 시한도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 개최를 요구했던 날들 중 하나인 '25일'까지로 못 박았다.

국회의장이 내놓은 중재안, 얼어붙은 정국 녹일까

그동안 국회에서는 여야의 양보없는 대립 속에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과 '50억 클럽'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해병대원 특검법 등이 야당 주도로 단독 처리됐지만 대통령의 거부권을 넘지 못하고 폐기돼 왔다. 그사이 여야 간 대화의 문은 꽉 막혔고 국회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우 의장은 17일 오후 3시께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 볼썽사나운 모습을 대체 언제까지 봐야하는지 국민들께서 묻고 있다"며 "할 말이 없다. 원 구성에서부터 채해병 특검으로 다시 방송법으로 의제만 바뀌고 있을 뿐 교섭단체간 교섭을 위한 진지하고 치열한 노력이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무겁게 입을 뗐다. 

특히 "방송법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가 내부 갈등을 넘어 극심한 국론 분열로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 13개월 동안 직무대행을 포함해 방송통신위원장이 7번 바뀌었고 방통위원장 탄핵안 발의 등 악순환이 반복되는 동안 시급한 민생의제도 실종되고 있다"고 강도 높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여당은 대통령과 정부 권한으로 밀어붙이고 야당은 숫자로 밀어붙이는 악순환을 끝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여야 정당과 국민께 제안한다"며 "여야 모두 방송법을 둘러싼 극한 대립에서 한 발자국씩 물러나 잠시 냉각기를 갖고 합리적인 공영방송 제도를 설계해 보자"고 제안했다. 이어 "이를 위해 야당에 요청한다. 방송4법의 입법 강행을 중단하고 여당과 원점에서 법안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며 "방통위원장 탄핵 소추안 논의도 중단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또 "정부 여당에 요청한다.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일정을 중단하길 바란다"며 "방통위는 파행적 운영을 즉각 멈추고 정상화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의 논의를 위한 범국민적 합의체를 구성해 여야 정당과 시민사회, 언론 종사자와 언론학자 등이 모두 참여하는 논의 기구를 구성하고 두 달 시한을 정해 결론을 도출해 보자"는 구체적인 제안도 내놨다.

국회의장은 왜 하필 '방송4법'을 지목했나

우 의장은 이날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여야 간 의견이 첨예하기 갈리는 사안이 많은데 왜 방송4법에 대한 제안만 콕 집어 내놓은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 사회에 첨예한 갈등을 한꺼번에 다 풀 방법은 없고 풀 가능성이 있는 포인트 하나를 잡아 거기서부터 풀어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방송법은 합의 소지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이 문제로 갈등하면서 이미 여럿 대안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여야 냉각기를 깰 묘수로 이미 여야간 오랜 논의를 거쳐온 방송4법을 골랐다는 이야기다.

'시한'도 정해뒀다. 우 의장은 "오늘 제안했으니 최소한 일주일은 그 답변을 기다릴 생각"이라며 "내일(18일)은 본회의를 잡을 안건이 없기 때문에 25일에는 다른 안건이 오를 수 있다. (개의 여부는) 상황을 보고 국회의장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여야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 제안을 무겁게 드리는 것이다. 그 무게를 야당도 정부·여당도 같이 고려해서 받아들여 주실 것을 진심을 다해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과 만나 우 의장이 갑작스러운 중재에 나선 계기에 대해 "어제 여야 원내대표와 회동 자리에서 우 의장이 '이건 정말 아닌 것 같다, 기회가 되면 얘기를 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당초 내일이 민주당이 요구해 왔던 본회의 시점이었던 만큼 오늘이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풀이했다.

또 "여야가 의장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25일 본회의에서 방송4법 상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둘 다 가능성이 열려 있다. 방송4법을 (여야가) 받지 않았기 때문에 처리할 수도, 또 반대로 합의가 안 됐기 때문에 늘 해오던 말씀처럼 '국회법대로' 갈 수도 있다"고 대답했다.

당장 오는 24~25일 양일간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가운데, 여야가 타협점을 찾기 위한 대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국회의장#우원식#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방송4법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