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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천댐 건설을 반대하는 충남 청양군 주민들이 18일 청양군청 앞에서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천댐 건설을 반대하는 충남 청양군 주민들이 18일 청양군청 앞에서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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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올해초 물 공급과 기후 위기에 대처한다는 명분으로 전국에 10개 정도의 댐을 신설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댐 건설 후보지 중 하나로 유력하게 꼽히고 있는 충남 청양군에서는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게 일고 있다.

지천은 칠갑산 자락에서 발원해 청양읍과 남양면, 대치면 등을 지나 부여군의 금강으로 흐르는 강이다. 청양 주민들에 따르면 지천의 댐 건설계획은 지난 1990년대부터 수시로 언급돼 왔다. 그러나 그때마다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환경부의 댐 건설 계획 지역에 청양군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청양 주민들은 최근 긴급하게 '반대 대책위 준비위원회'를 조직하고 본격적인 '반대 행동'에 나섰다. 청양 주민들로 구성된 '지전댐 반대 준비모임'은 18일 청양군청(군수 김돈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천댐 반대 투쟁을 확대해 나겠다"고 경고했다.

이들 주민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환경부에서는 조만간 지천댐 건설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거쳐 10월 중에 공식 발표할 계획으로 안다"라며 "(청양이 포함될 경우) 댐 건설로 인한 안개 피해와 환경파괴로 청양군은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국에 댐이 건설된 곳을 보면 댐 상류지역은 규제와 안개 피해로 인한 분쟁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하류지역은 농업용수 부족과 댐 방류시 수해로 인한 분쟁과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댐을 건설해서 인구가 늘어난 지역이 없다"고 성토했다.

댐 건설로 농작물의 생육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이들 주민들은 "청양군의 대표 농산물인 구기자와 고추, 밤, 사과, 블루베리, 메론 등 과실의 품질은 전국 으뜸이다"라며 "안개로 인한 일조량 부족으로 농작물의 결실이 불량으로 농업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또 주민들은 호흡기 질환으로 건강이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노승일 남양면 온직3리 이장은 "댐을 막고 저수지가 생기면 아무래도 주변 지역의 습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라며 "높은 습도는 포도와 블루베리 등의 과수에 병충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광빈(청양주민)씨도 "1990년대 초부터 댐 건설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 이후에도 2001년과 2012년도에도 댐 건설 얘기가 나왔다. 그때마다 주민들이 반대해 왔다. 이번이 벌써 4번 째이다"라며 "청양에는 고령층이 많다. 상류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물안개가 끼면 호흡기가 나빠질 수도 있다. 호흡기 질환은 이미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이다"라고 호소했다.

청양군 "아직 확정된 것 없어"

청양군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에 "환경부에서 올해 초 10개 지역에 댐을 건설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하지만 정확한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확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청양군의)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예산, 서산, 당진 등 충남 서부지역은 해발 고도 10~20m 가량의 저지대가 많다. 반면 산지인 청양군은 해발 고도 100m 이상의 고지대가 많은 편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청양의 산지를 댐 건설의 적지로 꼽꼬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청양 주민들은 농작물 피해와 환경피해 등이 우려된다며 댐 건설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물론 환경단체들의 반대도 거세다.

환경부의 댐건설 계획과 관련,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6일 논평을 통해 "환경부는 댐이 생기면 무조건 좋을 것이라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며 "신규댐 건설로 막대한 건설비용을 치러야 하고 관리 비용이 소요된다"며 "댐과 저수지는 자체로 큰 위험이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댐 건설 대신 폭우 피해지역의 배수시설을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지천#댐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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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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