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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영균 용인반도체국가산업단지 이동읍주민대책위원장이 이주자택지 조건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영균 용인반도체국가산업단지 이동읍주민대책위원장이 이주자택지 조건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용인시민신문

"나랏일이다. 무조건 반대할 이유가 어딨나? 점점 우리가 이기적 집단으로 매도되고 있단 생각에 절망감이 몰려오기도 한다. 우리 바람은 단 하나다. 진정 마음을 터놓고 명분 쌓기용 대화가 아니라 진심 어린 대화를 하고 싶다."

인터뷰 내내 안영균(60)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이동읍주민대책위원장의 얘기는 절규에 가까웠다. 이 자리엔 최영환 부위원장도 함께 했다.

- LH가 제시한 남사읍 창리 이주자택지 조건을 반대하는 이유가 뭔가.
"이주자택지라는 제도를 만든 이유가 뭔지부터 생각해 보라. 공공 국가사업이란 명분으로 대대로 살아온 고향을 강제로 떠나는 사안이다. 그러니만큼 그 충격은 현실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지경이다.

그걸 감안해 그동안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왔던 동네 사람들이 가장 가까운 거리에 함께 이주해서 그 틀을 유지하며 살라는 취지 아닌가. 그런데 아예 행정구역도 다른 남사읍으로 가라는 얘기는 일방적이지 않은가?"

- 다른 대안을 제시했나.
"물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우리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도 좋다. 두어 군데 LH가 제시해 주고 선택할 수 있도록만 해달라. 그마저도 거절당했다. 처음엔 '비용이 많이 든다' 또는 '검토해 보겠다' 하고는 몇 개월 지나면 안 된다고 한다. 결국은 시간만 보낸다. 그간 국토부, LH, 용인시의 태도를 보고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걸 느꼈다."

- 당국이 대화에 진정성이 없다는 얘긴가.
"국가산단 조성과 개발에 법적인 절차에 따라 형식적으로 응할 뿐이란 결론을 이르렀다. '명분 쌓기용'이란 얘기다. '언제 언제 만나 의견을 수렴했다'라는. 사업 차질을 이유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것은 물론 곤란하다고 느끼면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도 한다. 일종의 '폭탄 돌리기'다. 필요하면 먼저 나서서 발표하기도 한다. 진심이 없다."

- 이주자택지 말고도 풀어야 할 사안이 많은데.
"거의 한 발자국도 못 나간 상황이다. 수용지구 토지보상금 등 현실적인 부분도 있고 여러 환경적인 측면도 산적해 있다."

- 환경적인 문제라면?
"250만 평 개발하면서 발전소, 폐수 처리장, 소각장 등 엄청난 시설들이 줄줄이 들어서게 된다. 특히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화학물질 유출사고가 있었던 사례도 있지 않은가.

꼼짝 안 하고 수십 년간 지역발전을 가로막았던 상수원 보호구역이 이참에 풀리는 이유는 뭔가.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는, 검증이 필요한 여러 사안에 대해선 목소리를 낼 기회조차 없다."

- 5월 10일 용인시청 앞 집회 이후 대화의 장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그들은 꾸준히 간담회와 설명회를 갖는다고 대외적으로 홍보한다. 올봄에 '민관공 협의체' 만들자고 해서 만났다. 국토부, LH, 용인시, 주민대표 등이 참여하는 구조다. 일단 만났는데 협의나 대화라기 보단 일방적인 사업설명회였다.

대개는 그런 식이다. 공청회도 보라. 용역회사 내보내지 않는가. 이러다가 사업승인이 최종적으로 나게 되면 그땐 설계변경도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시간 끌기로 적당히 가려는 것으로 읽힌다."

- 흔히 지역사회는 국가산단 조성을 찬성하고, 현지 주민들은 반대하는 구도로 가는데.
"우리도 무조건 반대할 이유가 어디 있나. 나랏일이기 때문에 진심으로 대화하고 합리적으로 주민입장을 반영해 주면 상생하는 방향으로 가고자 한다.

그런데 근본인식이 마치 주민들이 '떼법을 쓴다'고 보는 것 같아 참기 어려울 정도로 속상하다. 여론몰이도 그렇게 한다. 재산권 하나 보고 버틴다는 식으로. 정말 무섭고 힘들다."

- 꼭 하고 싶은 말은.
"첫 단추부터 꼬여 아쉽다. 그럼에도 무엇보다 당국이 빨리 원하는 대로 하고 싶다면 주민들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해야 한다. 우린 사탕발린 말보단 진심을 원한다. 국가정책을 방해하고 싶겠는가?

삶의 질이 더 떨어지지만 않으면 된다. 뭐든지 안 된다면 그 이유를 정확히 알려 달라. 대화는 정해진 계획대로 형식적으로 하지 말고 진심으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 몰아가는 식이면 우린 끝까지 간다."

[관련기사] "이주 택지 일방추진 멈춰야… 용인 이동·남사대책위 입장 같다" https://omn.kr/29jvh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용인국가산단#시스템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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