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임성근 댓글팀' 의혹을 받는 인터넷 카페를 개설한 운영자가 자료를 주고받고 이를 그대로 게시하는 등 직접 소통한 정황이 확인됐다. 국회 청문회에서 "(카페 개설자를) 모른다"고 말한 임 전 사단장의 발언과 배치되는 점이라 "위증"이란 지적이 나온다.
<오마이뉴스>가 24일 확보한 '채상병사건원인규명카페' 게시글에 따르면, 지난 3월 11~12일 카페 개설자이자 운영자인 '진실찾기'는 임 전 사단장이 김정민·김경호 변호사와 나눈 문자메시지를 게시하며 "자료를 제공해 주신 임성근 소장께 감사드린다"라고 적었다.
뿐만 아니라 운영자는 임 전 사단장이 김경호 변호사와 나눈 문자메시지 또한 지난 2월 6일~3월 9일 올리며 "저는 방금 임성근 소장 측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제공받았다"라고 밝혔다. 김정민·김경호 변호사는 각각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수사단장)과 이용민 중령(전 포7대대장)의 변호인이다.
임 전 사단장이 카페 운영진에게 탄원서 초안 검토를 의뢰한 듯한 글도 있었다. '익명'이란 닉네임이 썼지만 말미에 "카페 운영진 드림"이라고 적힌 지난 6월 10일 게시글에는, 임 전 사단장이 경북경찰청에 보낸 탄원서 내용과 함께 "임 사단장께서 지인을 통해 오래 전 저희 카페 운영진에게 탄원서 초안을 작성해 보내주셨는데 생업이 바빠 큰 도움을 드리지 못했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박정훈 측 "운영진과 밀접? 원색적 비난 충격적"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9일 국회 청문회에서 해당 카페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특히 카페를 개설한 운영자를 아는지 묻는 말에 "모른다"라고 답했다. 해당 발언은 임 전 사단장이 증인 선서를 한 이후에 나왔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임성근 댓글팀 있어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 없습니다.
박 = 자, 그러면 '채상병진상규명카페' 알고 계세요?
임 = 알고 있습니다.
박 = 누가 만들었죠?
임 = 그건 모르겠습니다.
박 = (앞서 다른 의원과의 질의응답을 거론하며) 아까 (누군가) 만들었다고 했잖아요.
임 = 제 변호사의 지인의 지인이 만든...
박 = 박철완 검사의 군대 친구가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는데 알고 있었어요?
임 = 그건 모르겠습니다.
해당 카페는 해병대 고 채상병 사망사건 및 수사외압 의혹 직후인 지난해 9월 개설됐으며 '임성근 구명' 성격을 띠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 국회 청문회에서 임 전 사단장과 '법률 자문'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은 외사촌 현직 검사(박철완 광주고검 검사)도 이 카페에서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기사 : [단독] 외사촌 현직 검사가 글 쓴 '임성근 구명' 수상한 카페 https://omn.kr/29hzr).
지난 19일 취재 도중 해당 카페는 '비공개' 처리됐고 현재까지 같은 상황이다.
박정훈 대령 측 정구승 변호사는 이날 <오마이뉴스>에 "임 전 사단장이 (카페) 운영진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 게 사실이라면, 국회에서 위증한 것으로서 중하게 처벌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전 사단장이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쓴) 카페 게시글 내용이 박 대령 및 변호인단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인 점도 충격적"이라며 "부디 진상이 밝혀져 당사자들이 책임지게 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박철완 검사와 언론인이 주고받은 문자도 바로 게시
해당 카페에는 박철완 검사가 구용회 CBS 논설위원과 나눈 문자메시지 또한 게시됐다. 이 게시글은 박 검사가 구 위원에게 '대화 내용을 카페에 게시하겠다'고 공지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카페에 올라왔다. 임 전 사단장의 사례처럼 박 검사 또한 운영자에게 자료를 제공하고 운영자는 이를 그대로 카페에 게시한 것이다.
박 검사는 18일 오후 11시 13분 구 위원에게 "제 지인이 '채해병사건원인규명카페'라는 것을 운영하는데 기자들이 주로 가입한 카페"라며 "임 사단장을 포함해 다른 이들과 널리 이 대화를 공유하겠다"라고 통보했다.
이 통보 후 문자메시지 일체가 당일 카페에 올라갔고 박 검사는 다음날 오전 이 게시글의 링크를 구 위원에게 보내기도 했다.
한편 박 검사가 구 위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는 "임 전 사단장이 실질적으로 의지한 사람은 저 한 명과 변호사다", "2023년 8월 1일 (임 전 사단장이) 변호사 선임 위해 올라왔고 그날 저를 만나 상의했다", "(임 전 사단장과) 잘 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하는 사이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정구승 변호사는 "공익의 대변자인 검사가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사실상 변호인으로서 활동한 것으로 보여 매우 부적절하다"라고 비판했다.
|
▲ [단독] "모른다"던 임성근, '구명카페' 운영자는 "자료제공 감사"
|
ⓒ 김화빈, 소중한 |
관련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