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은 지금 당장 채상병 특검 발의하라"
채상병 특검 법안(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안)이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 부결된 직후,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 중앙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이 주먹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신임 당대표로 뽑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선출 전 제3자추천 '채상병특검' 발의 뜻을 밝힌 사실을 상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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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상병 특검 부결에 울분 토하는 해병대예비역연대 “한동훈 특검 발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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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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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분열 바라는 얄팍한 전략"
민주 "소수 양심만 있어도 유족 한 푼다"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또다시 국회로 넘어온 채상병특검은 이날 찬성 194표, 반대 104표, 무효 1표로 결국 부결됐다. 총선 결과가 반영되기 전인 지난 5월 21대 국회에서 특검이 좌초됐을 당시엔 찬성 179표, 반대 111표, 무효 4표였다. 당시 국민의힘 의석이 113석, 22대 국회는 108석인 점을 상기하면 이탈표가 2표에서 최대 4표로 늘어난 상황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표결 직전 토론에서 이탈표를 막기 위한 '단일대오' 호소에 집중했다. 배준영 의원은 이날 토론에서 "우리 당의 분열을 바라는 오늘의 얄팍한 전략에 국민의힘은 표결 결과로 당당히 답할 것"이라고 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 "800-7070! 주!진!우!"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 "44초간 무슨 이야길 했나! 전화 건 사람이 누구냐! 대답해라!"
토론을 위해 단상에 선 검사 출신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 끝에는 민주당 의원들의 고성이 이어졌다. 이른바 'VIP 격노설' 당일 대통령실 전화로 밝혀진 해당 번호로 누군가 주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44초간 통화했다는 보도를 상기한 것이다.
주 의원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을 거명하며 반대 논리를 이어갔다. 박 전 단장의 "아집이자 항명"으로 불거진 문제라는 주장이다. 그는 "박 전 단장 수사의 한계와 오류는 분명하다"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국방부 장관이 이첩을 일단 보류하라는 것은 정당한 지시지 직권 남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역시 검사 출신인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반대로 의혹의 정점에 선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최근 휴대전화 교체 이력을 제시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에만 맡길 수 없는 이유를 강조했다. 박 의원은 "여당 의원으로서 대통령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도 이해한다라"면서 "인간적 양심으로 소수만 동참해도 유족들의 한을 풀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윤 대통령의 통치 방식도 바꿀 수 있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 이유를 설명한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향해선 야권의 맹비난이 날아들었다. 심 차관은 사실상 지난 첫번째 특검 당시 재의요구 사유와 거의 비슷한 이유를 들어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재의요구권은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인 동시에 의무"라면서 "헌법 위반 여지가 상당하므로 이를 바로 잡는 것은 정부에 부여된 당연한 책무"라고 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석에서는 최근 김건희 여사의 비공개 검찰 소환 조사를 언급하며 "휴대폰이나 뺏기고 말이야" 등의 고성이 터져나왔다. 서영교 의원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려면 들어가라"라고 소리쳤다.
또 부결, 그 이후는? 한동훈으로 몰린 시선
총선 이후 최대 의석을 거머쥔 야권으로선 '부결 이후' 전략이 시급한 상황이다. 당장 한동훈 신임 국민의힘 대표가 제3자 특검법안 발의 뜻을 밝힌 바 있는 상황에서, 협상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다만 마냥 믿고 기다릴 수는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특히 조국혁신당은 이날 채상병특검 부결 직후 채상병특검법안을 '윤석열 수사외압 특검법안'으로 바꿔 발의하는 법안을 곧바로 제출했다. 박은정 혁신당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대표의 제3자추천 특검은) 한 대표 혼자만의 생각으로, 국민의힘 내부에서 제대로 안이 논의되거나 조율되지 않은 안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본회의 전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부결) 이후 벌어질 상황은 공개 논의된 것이 없고, 일단 이 국면이 마무리 되면 새 국면에서 이야기를 시작할 영역"이라고 했다.
한편, 채상병특검 부결 후 본회의장에 남아있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 의장을 향해 항의하기 시작했다. 해병대 예비역 회원들의 구호 과정에서 우 의장과 국민의힘 의원들 간 설전이 벌어진 것. 우 의장은 국민의힘 의원 측의 "개판이다"라는 말에 "나가고 있는데 뭐가 개판이냐"면서 "말 함부로 하지마라, (방청석에) 조용히 하라고 했다"고 했다. 이에 한 국민의힘 의원은 다시 "의장님 민주당 맞죠"라고 외쳤고, 본회의장에 남아있던 한 민주당 의원은 "기본을 지키라"고 맞섰다.
본회의장은 채상병특검 재표결 이후에도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 개정안) 상정과 이에 맞선 국민의힘 측의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으로 늦은 밤까지 뜨겁게 달궈질 전망이다. 법안마다 24시간씩 필리버스터를 진행한다면, 4개 법안 처리에 4박 5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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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병대 분노 "한동훈, 특검법 발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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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화빈, 소중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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