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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8월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4구역 일대.
2022년 8월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4구역 일대. ⓒ 연합뉴스
 
현재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위기가 일반화되어 있고, 한국사회는 이 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PF 사업장 곳곳에서 과잉공급으로 인한 미분양 혹은 미입주, 기업 부도와 공사 중단 등 여러 사건이 발생했다. 정부가 PF 사업장에 대한 점검과 대책 마련에 착수했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아직 알 수 없다.

청계천-을지로 일대의 재개발 구역도 모두 PF로 진행된다. 세부 구역별로 재개발 되고 있는 세운6구역은 물론이고, 이미 완공된 곳도 있고 사업시행 중에 있는 곳도 있는 세운3구역의 모든 구역, 본격적인 사업을 앞두고 있는 세운5-1,3구역도 마찬가지다. 바로 옆 수표도시환경정비구역과 을지로3가 정비구역도 역시 다를 바 없다. 

태영건설이 참여했던 세운5-1,3구역은 사업이 휘청거렸었지만, GS건설이 태영건설의 시행사 지분과 시공권을 인수하면서 어느 정도 안정적인 국면을 찾은 듯하다. 대신자산운용이 이곳에 세워질 오피스 빌딩에 대해 선매매계약을 했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본PF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측한다. 

세운3,6구역 PF사업의 문어발식 확장

세운3구역과 세운6구역은 디블록(구 한호건설)이 전투적으로 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 세운6구역의 을지타워를 성공적으로 매각한 한호건설은 세운지구 재개발 사업을 문어발식으로 확장했다. 

2018년 사업이 시작된 세운3-1,4,5구역은 27층의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 힐스테이트가 지어져 2023년 입주가 시작됐고, 같은 해 세운6-3-4구역에 26층짜리 공동주택 푸르지오 헤라시티가 들어섰다. 세운3-6,7구역에는 생활숙박시설인 푸르지오가 올해 준공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대우건설이 시공 중인 세운6-3-3구역 도시형생활주택이 사업성 악화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라는 점이다. <머니S>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공사가 중단된 지는 1년 정도 됐고 현재 디블록은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을 추진중이다. 하지만 침체된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그 전망이 밝지 않다. 

가장 주목을 끄는 곳은 디블록이 맡고 있는 세운3구역의 나머지 2,3,8,9,10구역이다. 이곳들도 현재 사업 지속과 중단의 기로에 서 있다.

세운3-3,9구역 브릿지론의 만기연장 여부

세운3-3,9구역 사업장은 브릿지론 만기연장 결정을 앞두고 있다. 이곳은 4번이나 대출 만기가 연장되었기 때문에, 금융감독원 평가 기준상으로는 정리 대상에 포함되는 '부실' 사업장이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사업이 장기화될 수 있는 사업장에 대해 예외규정을 뒀고, 이에 따라 대주단은 세운3-3,9구역 사업장에 대해 한 단계 상향평가를 했다.

이를 다루고 있는 기사마다 사실 관계와 금융당국, 대주단, 시행사, 서울시의 입장을 조금씩 다르게 보도하고 있어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보도들을 종합하여 유추할 수 있는 것은 대주단은 예외규정을 감안하여 '보통'으로 결과를 내렸지만, 이에 대해 금융당국이 예외 없이 평가할 것을 요청한 모양이다. 금융당국의 평가 결과는 26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제 관건은 서울시의 통합 개발 여부다. 지난 7월 23일 <머니투데이>는 디블록이 진행하고 있는 세운3-3,9구역의 브릿지론 만기연장 여부가 서울시의 통합 개발 상황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는 소식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이 기사는 대주단에서 만기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판단 요소가 서울시의 세운3구역 통합 개발 인허가 결과라는 점을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가 밝힌 입장에 따르면, 서울시정은 통합 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듯하다. 

하루 뒤, <매일경제>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개선 방안'의 획일적인 기준 때문에 세운지구 같은 '우량' 사업장이 '부실우려' 사업장으로 평가되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디블록 관계자의 목소리를 빌려 세운3구역 PF 위기의 원인이 금융당국의 사업평가 때문이라는 듯한 내용을 담았다. 

세운지구 PF사업의 지속으로 예견되는 도시 위기 

세운지구 PF 위기의 답은 사업 지속일까? 현행 위기는 수익 창출을 위해 무분별하게 사업과 대출을 남발한 한국형 PF 사업의 과잉공급 때문이다. 그런데도 시행사는 이렇게 침체된 시장 상황에서도 만기연장을 통해 사업을 지속하는 '도박'을 하려 한다.

대주단이 만기연장을 위해 기다리고 있는 서울시의 세운3구역 통합 개발 계획도 문제를 해결하기는 커녕 오히려 위기를 부추기는 꼴이다. 정비사업은 공익적 목적을 갖기 때문에 도시정부가 수립하는 사업 방향과 지침이 중요하다. 하지만 사업비 조달 등의 문제로 인해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기업이 사업을 수행하는 방식이라, 구조적으로 공익성과 수익성 간의 이해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세훈 시정의 '서울 대개조'와 같은 불도저식의 재개발 정책은 공익성도 수익성도 모두 놓치고 도시 자체를 위기로 내몰 위험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급량을 늘리는 재개발을 지속하기보다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나아가야 한다. 물론 수요를 높이기 위해 대출 규제를 풀어, 대중을 이 위기의 공모자로 만들고 개인에게 리스크를 전가하는 최악의 방식은 선택지에서 제외된다. 멈출 수 있을 때 멈추는 게 오히려 사회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일 수 있다. 

대비해야 하는 상황, 복잡하게 얽힌 문제들

만약 대주단에서 PF 대출 연장을 거부하게 되면, 한호건설이 재개발을 위해 매입했던 해당 구역의 부지들은 경공매로 넘어간다. 이때 대주단은 투자금을 일부 회수하겠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전액을 손실할 가능성이 높다. 

또다른 문제도 있는데, 한호건설에게 토지를 매매한 기존 지주들과 토지가 수용된 지주들, 재개발 때문에 쫓겨난 세입자 상인들이 받아야 하는 보상금이다. 최악의 경우, 몇 해 전 세운5구역에서 재개발이 엎어지면서 일어났던 토지매매 계약 해지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이 PF시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민간 영역에서의 피해를 미리 예측하고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일은 필수적이다. 이는 대주단 등 사업 투자자를 중심으로 PF 위기를 다루면서 놓치고 있는 부분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는 PF 사업이 만든 위계의 가장 하층부에서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서도 시선을 둘 필요가 있다. 이는 현행 PF 사업의 구조와 정비사업의 제도와 관행이 마주치면서 발생한 일들이다. 이는 PF를 매개로 보다 복잡한 문제들과 얽혀 있다. 

#청계천을지로#세운지구재개발#PF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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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수표도시환경정비사업 등의 이름으로 재개발 될 위기에 처한 청계천-을지로를 지키고자 2018년 12월 결성된 예술가, 디자이너, 메이커, 연구자, 시민들의 모임입니다. 우리는 도시재생이란 이름의 재개발로부터 이 곳의 가치를 기록하고 알리고 지킬 수 있도록 상인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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