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과정에서 전체주의 운운한 부분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이 탈북자 출신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하시다 보니 민주주의적 원칙이 안 보이십니까"라고 말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최 위원장은 '전체주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거듭 사과와 함께 속기록 삭제를 요청했으나 비판은 가라앉지 않는 상황이다.
최 위원장의 발언은 29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를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며 설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나왔다. 이날 박 의원은 "지난 3일간 청문회는 한마디로 후보자의 부적격 여론을 조성하고 탄핵 명분을 쌓는 청문회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라며 "위원장님은 이 후보자에게 첫날 시작부터 '저랑 싸우려 하지 마세요'라고 군기를 잡으셨고 '후보자 뇌 구조에 문제가 있다' 이런 말씀도 하셨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의 면책 특권을 남용한 한 인간에 대한 심각한 인신공격, 명예훼손, 집단공격, 인민재판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과방위 소속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증이 인민재판입니까"라고 되물었다. 얼마 뒤 최 위원장도 박 의원에게 "저기요.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하시다 보니 민주주의적 원칙이 안 보이십니까. 인민재판이라는 표현을 여기서 쓰는 게 말이 됩니까"라고 지적했다.
곧바로 여당에서 "그게 무슨 막말입니까 그게"라는 항의가 나왔으나, 최 위원장은 "여기가 대한민국 국회입니다. 인민재판이라는 표현이 말이 됩니까"라고 반박했다.
"탈북민에 사죄하라"... 최민희 "전체주의 운운 깊이 사과"
이날 오후 박충권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최 위원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박 의원은 "전체주의 국가에서도 고개를 내저을 국회와 과방위 운영을 지금 민주당과 최 위원장이 하고 있다"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찾아 목숨 걸고 대한민국에 온 탈북민들에게 사죄하라"라고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박 의원은 또 지난달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작성한 SNS 게시글을 공유하며 "민주당의 아버지께서 '증거가 없으니 인민재판'이라고 했네요. 인민재판이 맞습니다만"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페이스북에서 "목숨을 걸고 탈북한 동료 시민에게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차별과 막말이 일상화하는 것을 국민의힘과 함께 막아 달라"는 글을 올렸다.
논란이 확산하자 최 위원장은 "대화 과정에서 전체주의 운운한 부분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공식 사과했다. 최 위원장은 "박충권 위원님께서 사선을 넘어 자유주의 국가,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으로 오신 부분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 제 발언을 위원님들 양해해주신다면 속기록에서 삭제할 것을 요청드린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곧장 사과를 받아들였다. 박 의원은 "먼저 위원장님께서 사과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라며 "감정을 조절하려고 좀 많이 생각해 보고 한 시간 이상 참고 있었다. 진정이 안 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사과하셨기 때문에 받아들이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