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000만 관광객이 찾는 충북 단양군(군수 김문근, 국민의힘)의 단양팔경 중 삼경이 수몰될 위기에 빠졌다.
30일 환경부(장관 김완섭)은 '기후대응댐' 후보지(안) 14곳을 전격 발표했다.
댐을 건설하는 이유에 대해 환경부는 '기후위기'를 꼽았다. 환경부는 "2010년 착공된 보현산 다목적댐 이후 14년간 단 한 곳도 새롭게 추진되지 못했다"며 "기후위기에 근원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다목적댐 건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극한 가뭄과 장래 신규 물 수요를 감당하기에도 현재의 물그릇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후보지로 14곳을 발표했는데 강원도의 경우 수입천(양구)과 산기천(삼척), 경기도 아미천(연천), 충북도 단양천(단양), 충남 지천(청양), 경북 운문천(청도)과 감천(김천) 그리고 용두천(예천)이 포함됐다.
경남도의 경우 고현천(거제)과 가례천(의령), 울산은 회야강(울주)이 전남도의 경우 동복천(화순)과 옥천(순천), 그리고 병영천(강진)이 후보지에 들어갔다.
이중 저수용량이 1000만㎥이 넘는 곳은 강원 양구 수입천과 충북 단양 단양천 등 7곳이다.
국민관광지 선암계곡에 댐을 만든다고?
단양팔경으로 유명한 단양군은 충청북도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연간 1000만명 넘는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단양팔경은 도담삼봉, 석문, 사인암, 구담봉, 옥순봉,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등 명승지 8곳을 가리킨다. 최근에는 단양전통시장을 추가해 '단양 구경'이라는 말도 널리 쓰인다.
환경부가 댐 건설 후보지로 발표한 단양천에는 단양 8경 중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등 세곳이 포함됐다.
위치를 정확하게 발표하지 않아 확정할 수는 없지만 단양천에 댐이 건설될 경우 상선암과 중선암, 하선암은 수몰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 세곳은 모두 단양천 계곡내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단양천은 단양군 대강면 방곡리 수리봉에서 단성면 가산리·대잠리 거쳐 흐르는 21.5㎞ 구간으로 선암계곡이라는 명칭으로 더 유명하다.
선암계곡에는 단양팔경에 포함된 상선암과 중선암, 하선암 외에도 오토캠핑장과 일반 캠핑장, 펜션과 같은 관광 숙박업소가 즐비하다.
여름이면 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즐기는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다.
선암계곡을 끼고 도락산, 용두산, 덕절산, 두악산, 제비봉이 있어 등산객들도 많이 찾는다.
이곳에 댐이 건설된다는 소식에 지역주민들은 황당하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단양을 지역구로 둔 오영탁 충북도의원(국민의힘)은 "단양은 관광으로 먹고 사는 곳인데, 이곳에 댐을 만든다고 하면 찬성할 주민은 없을 것"이라면서 "주민들이 이 사실을 알게되면 반대가 매우 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양이 고향인 김다솜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단양은 충주댐 건설로 이미 수몰의 아픔을 겪은 지역"이라며 "여기에다 단양팔경 중 세 곳을 수장시킨다고 하니 어이가 없고 황당하다"고 말했다.
선암계곡에서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주민 A씨는 "미치지 않고서야 누가 댐을 만들겠다고 하겠나?"라며 "이렇게 아름다운 계곡을 어디가서 구해오나? 말도 안 된다. 다들 미쳤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환경부에 따르면 단양천에 건설될 댐은 '용수전용'으로 신규로 건설된다. 총 저수용량은 2600만㎥에 달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