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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천평화의집은 5일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서 ”합천 비핵?평화대회“를 열었다.
  합천평화의집은 5일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서 ”합천 비핵?평화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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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폭탄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지 71년만인 2016년 5월, 제19대 국회에서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통과됐지만, 부실한 특별법으로는 피해자들의 실태 파악이나 실질적인 지원도 어렵다. 또 2세 환우들은 피해자로 인정조차 받지 못했다. 이제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

경남 합천평화의집(원장 이남재)이 5일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서 '합천 비핵‧평화대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이곳에서 비핵‧평화대회가 열리기는 열두 번째로, 올해는 '평화의 울림 맞잡은 손'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합천에는 1945년 8월 6일과 9일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했을 때 피해자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당시 히로시마에서 약 3만 명, 나가사키에서 약 1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생존자 중 2만3000여 명이 한반도 남쪽으로 귀국했었다.

합천평화의집은 "비핵‧평화대회를 통해 원폭에 희생당한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참혹한 현장에서 겨우 살아 남았지만 평생을 피폭의 후유증으로 고통 속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피폭 1세와, 피폭당한 부모로부터 유전적 영향을 받아 각종 질환으로 힘겨운 삶을 영위하고 있는 2세를 비롯한 그 후손들의 애절한 삶의 아픔을 공유하고자 한다"라며 "아울러 우리 사회에 비핵·평화를 간절히 소망한다"라고 했다.

비핵평화대회는 다양한 행사로 꾸며졌다. '비핵·평화 어울림-원폭 피해자 작품전, 사진전, 원폭 관련 도서전, 비핵평화 메시지'에 이어 '비핵평화 영화상영' '비핵·평화 이야기·문화 한마당-주제발표, 비핵평화 시낭송, 공연'이 펼쳐졌다.

원폭 피해자 작품전은 현재 '원폭피해자 종합케어서비스'를 받으며 수업시간에 작품을 만들어 온 원폭피해자 1‧2세들의 작품 20여 점이 출품됐다. 작품은 행사가 끝난 후 원폭피해자들의 생활시설인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복도에 전시된다.

또 다큐멘터리 영화인 고 이강길 감독의 작품 <야만의 무기>가 상영됐다. 이 작품은 체르노빌,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와 부안에 이어지는 방폐장 저지 유치 결사반대 투쟁을 다뤘다.

원폭피해자 1‧2세들이 증언했다. 피해자 1세 박윤규(86)씨와 2세 문종주(68)씨는 피폭당하고 피폭당한 부모를 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평생 대를 이은 질환으로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환우들의 애절한 이야기를 했다. 이들은 "법적·제도적 지원책 마련과 지구촌에 더 이상 핵으로 인한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이대수 아시아평화시민넷 대표가 '원폭피해자 방미증언 성과와 국제연대, 향후 목표'에 대해, 베네틱 카부아 메디슨(Benetick kabua Maddison) 마샬교육프로젝트(Marshallese Educational lnitiative) 대표가 '2017년 노벨평화상 수상단체인 ICAN 활동과 국제 연대, 핵무기금지조약(TPNW) 가입 촉구와 과제'에 대해 주제발표했다.

요시모토 유키오 일한합동수업연구회 대표는 한국-일본 청소년들의 역사문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일본의 원폭문제를 포함한 역사인식 문제와 한일 교류에 대해 제언하기도 했다.

합천평화의집은 "피해자, 원폭 2세와 후손 환우들이 있다. 현재 전국에는 약 1300여명의 원폭2세 환우가 있다"며 "일반인에 비해 빈혈, 심근경색, 천식, 정신분열증, 우울증, 백혈병 등의 질병 발병률이 3.4~89배나 높기 때문에 평생 질병과 장애, 사회의 차별, 국가의 방치 속에서 힘겨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합천에는 원폭피해자를 위한 유일한 시설인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이 있다. 하지만 정원이 110명밖에 되지 않아 국내 거주하고 있는 원폭피해자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원폭2세환우들의 경우 원자폭탄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입소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 

2010년 3월 개원한 합천평화의집은 "한국인 원폭피해자와 2세 환우를 위한 심리치유프로그램, 평화나들이, 특별법 제정과 개정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지속해 왔다"라며 "앞으로 원폭피해자와 2세환우를 위한 원폭피해자복지지원센터 건립과 2세 환우를 위한 생활 쉼터를 마련하여, 국가와 사회로부터 다시 한번 소외당한 원폭피해자와 원폭2세 환우들의 아픔을 보듬고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라고 했다. 
 
 합천평화의집은 5일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서 ”합천 비핵?평화대회“를 열었다.
 합천평화의집은 5일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서 ”합천 비핵?평화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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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천평화의집은 5일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서 ”합천 비핵?평화대회“를 열었다.
 합천평화의집은 5일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서 ”합천 비핵?평화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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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평화#합천평화의집#히로시마#나가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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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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