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군청 공무원들이 의령군의원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한 동료를 돕기 위해 나섰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의령군지부(지부장 강삼식)는 어려움을 당한 ㄱ주무관을 돕기 위해 성금 975만 원을 모아 전달했다고 7일 밝혔다.
공무원노조는 "이번 성금은 의령군 공무원 정원의 90%가 넘는 588명이 모금에 참여해 놀라움을 안겼다"라며 "예상 모금액보다 곱절이 늘어났다"라고 설명했다.
ㄱ주무관은 이날 공무원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17여 년간 근무하면서 부족하지만, 군민들을 부모·형제와 같이 생각하며 일했다. 그러나 상상하기조차 싫은 상황이 닥쳐왔고, 참으려 노력해 보고 도망칠지 생각도 해봤다"라고 했다.
이어 "제가 계속 회피하면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는 갑질과 협박, 보복성 악성민원을 서슴지 않고 공무원을 괴롭히는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 같아 법의 심판을 의뢰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일 수도 있는 어렵고 힘든 길이겠지만 후원해 주시는 의령군 공무원들이 있어 정말 감사하다"며 "'그래, 나는 혼자가 아니야'라는 마음의 큰 위로를 받았다. 동료 공무원들이 또 다른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성실히 법적 준비를 해서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동료들은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거나 "우리 모두를 위해 꼭 힘내세요",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는 댓글을 달아 응원했다.
강삼식 지부장은 "군의원의 횡포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싸우고 있는 ㄱ주무관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서로 돕겠다는 동료 공무원들의 빗발치는 연락에 희망을 보았다. 공무원노조는 결연한 의지로 그들의 만행을 명백히 밝히는데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공무원노조는 "지난해 ㄴ의원의 막말과 폭언이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사과는커녕 민원인을 동조해 ㄱ주무관을 1년 넘게 괴롭혀 왔다"라며 "최근까지도 근무지에 따라다니면서 악의적으로 민원을 제기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ㄱ주무관은 2023년 행정사무조사 당시 담당 주무관으로, 당시 ㄴ의원 등으로부터 비인격적인 막말과 폭언‧공무집행방해‧민원인에게 사과하라는 부당한 강요 등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오다 지난 7월 ㄴ의원 등을 검찰에 공무집행방해와 강요미수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전달된 성금은 ㄱ주무관의 변호사비 등 소송 비용으로 충당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