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동네마트 신선식품 배달대행 플랫폼인 OO카트에서 유튜브에 올린 배달 쇼퍼 교육 영상
 동네마트 신선식품 배달대행 플랫폼인 OO카트에서 유튜브에 올린 배달 쇼퍼 교육 영상
ⓒ OO카트

관련사진보기

 
음식점 배달 대행 시장 점유율이 20%에 이르는 '만나플러스'에서 라이더 배달료 등을 두 달 넘게 지급하지 않아 수십억 원대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한 동네마트 배달 대행 업체에서도 배달수수료 정산 지연으로 플랫폼 노동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중소형 마트와 동네 가게를 기반으로 신선식품 장보기 대행 플랫폼 'OO카트'를 운영하는 A사는 자차를 이용해 배달 대행하는 '쇼퍼'들에게 1건당 수천 원의 배달 수수료를 지급해 왔는데, 최근 한 달 정산 분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OO카트에는 현재 약 2000명의 배달 쇼퍼가 활동하고 있으며, 쇼퍼에게 매달 지급하는 배달 수수료 규모만 1억 원대 중반에 이른다.

동네마트 미수금으로 한 달 넘게 배달 수수료 정산 지연

OO카트는 동네마트에서 배달료를 받은 뒤 그 일부를 배달 쇼퍼에게 지급하는 구조인데, 지난 6월 말부터 일부 동네 마트에서 받지 못한 미수금이 약 9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OO카트를 운영하는 A사는 지난 2023년 1월 설립된 자본금 규모 1000만 원에 불과한 신생 기업이다. 이 회사는 같은 해 11월 중소벤처기업부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선정돼 2년간 총 5억 원의 연구개발자금과 2억 원의 사업화 자금을 확보했으나, 정부의 R&D 예산 삭감으로 일부 사업비 지급이 지연돼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에서 쇼퍼로 활동했던 B씨는 지난 6월 하루 동안 근무해 5건을 배달했는데, 보증금(2만 원) 포함 배달수수료 4만 원을 아직까지 받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에서 쇼퍼 대상으로 운영하는 블로그에도 "5월에 일함. 대금 8월 1일 현재도 미정산! 매번 공지에 날짜만 수정해가며 미루기를 벌써 석 달째" 등 밀린 배달료 정산을 요구하는 쇼퍼 댓글이 계속 달리고 있다.
 
 동네마트 신선식품 배달대행 플랫폼인 OO카트는 높은 배달수수료를 내세워 배달 쇼퍼들을 모집하고 있다.
 동네마트 신선식품 배달대행 플랫폼인 OO카트는 높은 배달수수료를 내세워 배달 쇼퍼들을 모집하고 있다.
ⓒ OO카트

관련사진보기

 
이 회사에서 일하다 퇴사한 전 직원 C씨는 지난 7월 미정산 쇼퍼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대표 과실로 투자금 지연이 계속 되고 있는 와중에서 제가 1차로 쇼퍼님들께 일괄 지급한 이후로 대표가 운영비 조달을 못 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라면서 "OO카트는 마트뿐 아니라 투자사에게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잘 만들어진 모델임에도 대표의 판단 미스로 휘청이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회사 대신 소통 채널을 자처하기도 했다.

회사 측 "마트에서 9천만 원 미수금 발생, 사재 털어 쇼퍼 비용 정산"

A사 김아무개 대표는 9일 <오마이뉴스>에 보낸 답변서에서 "실제 정산이 안 된 건 7월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경기 침체로 마트들이 어려워지면서 우리가 실제 입금 받아야 할 부분 중 6월 마지막 주에 입금 받아야 할 부분부터 현재 시점까지 약 9천만 원 정도의 미수금이 발생했다"면서 "실제 월 배달 비용으로 나가는 비용이 월1억 원 중반대가 조금 넘는데 그 가운데 9천만 원의 미수가 급작스럽게 발생하면서 경영진 사재를 털어 쇼퍼 비용과 내부 인건비를 마련해 가며 버티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김 대표는 "미수가 발생한 마트가 개인 마트가 아닌 브랜드사이고 조만간 입금 예정이어서 입금 시점에 맞춰 모든 쇼퍼에게 정산하려고 총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혹시라도 빠르게 입금이 어려운 경우 제가 가진 사재로 현금을 마련하고자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예산을 주지 않아 급작스럽게 예산에 넣었던 '팁스' 운영자금 3억 원이 펑크 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월 정부의 R&D 예산 삭감으로 '팁스' 예산을 80%만 지급하기로 했다가 논란이 되자 감액 없이 100%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올해 예산이 부족해 전체 사업비 가운데 20%는 내년에 지급하기로 하면서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배달대행플랫폼#팁스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