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사파'라는 조직폭력배 두목 출신 신상현씨의 장례식장에 오세훈 시장 명의 조기가 놓여 있다가 철거됐습니다.
1970년대 명동을 장악했던 '신상사파' 조직의 두목으로 '명동 황제'라고 불리던 신상현씨가 지난 10일 사망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분향실에는 '서울특별시장 오세훈' 명의로 '근조(謹弔)'라고 적힌 조기(弔旗)가 있었습니다. 오 시장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과 전진선 양평군수, 양평군의회 의장 명의의 조기도 함께 놓여있었습니다.
장례식장에는 정장을 입은 건장한 체구의 남성들이 '형님'이라며 90도 인사를 하는 모습도 목격됐습니다. 조폭 장례식장에 서울시장 명의 조기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11일 오후에 장례식장 직원이 오 시장 등 정치인 등 명의의 조기를 철거했습니다. 그러자 빈소에 있던 조폭들이 항의를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서울시 관계자는 "오 시장의 지인이 요청해 조기를 보낸 것으로, 최측근도 관련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면서 "공직선거법 상 시·도지사 명의의 조기는 장례식장에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오 시장과 직접 인연이 없고, 부적절한 설치였다는 지적이 있어 회수했다. 보다 엄격하게 조기 조치 여부를 관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신상사 사망 보도에 누리꾼들 "협객? 미화 말아야"
신상현씨가 사망하자 일부 언론에서는 '전설의 주먹', '협객', ' 의리', '낭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신씨의 일대기를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그의 삶은 이와 거리가 멉니다.
그와 관련해 '사보이호텔 습격 사건'이 있습니다. 1975년 명동 사보이호텔에서 신상사파가 신흥 폭력조직의 행동대장이었던 조양은으로부터 습격을 받은 사건입니다. 당시 습격의 원인은 건설공사 이권을 두고 벌어진 조폭 간의 싸움이었습니다.
신씨를 협객이라고 말하지만 그를 둘러싼 일본 야쿠자 조직과의 연계성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심지어 2009년 서울 강남에서 열린 신씨 딸의 결혼식에 일본 3대 야쿠자 조직의 간부들이 참석해 당시 결혼식장 일대에 경찰관 수백 명이 배치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신씨는 은퇴 후에도 범죄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2004년에는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1억 57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되었고, 2010년에는 투견장을 만들어 금품을 갈취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는 등 각종 범죄와 연루돼 수사를 받았습니다.
일부 언론이 우호적으로 신씨의 사망 소식을 보도했지만, 누리꾼들은 "미화는 절대 금지", "낭만파 협객 같은 소리하네", "조폭 죽은 걸 위인마냥 일대기를 기사로 쓰나"라며 비판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