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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봉길의사 나라사랑 공원’에 농민독본을 들고 있는 윤봉길 의사의 동상이 우뚝 서있다. ⓒ 황동환
 ‘윤봉길의사 나라사랑 공원’에 농민독본을 들고 있는 윤봉길 의사의 동상이 우뚝 서있다. ⓒ 황동환
ⓒ <무한정보> 황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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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에 한국인은 일본의 신민이었다'고 표현하고, 임시정부를 부정했다는 비판을 받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두고 비판이 거세다.

윤석열 대통령은 6일 제13대 독립기념관장에 김형석 대한민국역사와미래 이사장 겸 고신대 석좌교수를 임명했다.

광복회가 "'독립운동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독립기념관이 뉴라이트 세력에 유린되고 있는 상황을 좌시할 수 없다"며 후보자 선정 철회를 촉구한지 하루 만에 전격 이뤄진 조치다.

김 신임 관장이 8일 취임 일성으로 "잘못된 기술에 의해서 억울하게 친일 인사로 매도되어지는 분들이 있어서도 안 되겠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더해지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김 신임 관장은 "(박근혜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합의안 타결은… 상당한 성과였다", "백선엽 장군은 친일파라는 불명예를 쓰고 별세했다", "그(안두희)는 백범을 없애는 것이 구국이라고 판단, 시해했다는 것이다(김형석 저 <끝나야할 역사전쟁>" 등의 글을 남겼다.

이에 시민들 사이에서 '독립기념관장 임명 백지화 국회 결의안' 채택 서명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또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지역 주민들이 성명을 통해 윤 대통령의 이번 인사를 비판했다.

윤봉길 의사를 배출한 예산군 주민들의 반응은 벌집을 건드린 듯한 분위기다. 이들은 홍성 주민들과 함께 8일 '임시정부 부정하는 뉴라이트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즉각 철회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윤 대통령에게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독립기념관은 온겨레의 정성을 모아 건립한 독립자주정신의 상징이다…. (이곳에) 조금이나마 부합되기는커녕 오히려 반대인 뉴라이트 인사가 관장으로 임명된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과 홍성은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해 목숨 걸고 헌신한 수 많은 독립투사들의 고향이다. 그분들의 정신을 다시 한번 깊이 새기며 윤석열 정부의 친일·굴종외교 규탄과 더불어 뉴라이트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선포했다.

성명에는 매헌 윤봉길 의사 선양단체인 '월진회' 전 부회장과 이사들이 개인 자격으로 동참했으며, 예산·홍성 거주 농민, 교사, 자영업자, 종교인, 문화예술인, 시민단체, 정당인 등이 이름을 올렸고, 광복회 경기도 각 지회장들도 함께했다.

윤동권 전 예산군농어업회의소 회장은 "윤봉길 의사를 배출한 지역주민으로서 가만히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신문 광고를 통해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예산 상설시장의 한 점포 주인은 "정부가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광복회에서 반대하는데 말도 안 되는 인사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흔드는 일이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김영우 월진회 이사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시절부터 획책했던 역사 왜곡의 끝판을 보는 것 같다"며 "3·1운동으로 정부를 세우고, 현재의 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해 독재 정권과 치열하게 싸웠던 역사적 노력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행위이고 국민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처사다"라고 분개했다.

9일 최재구 군수, 장순관 군의회 임시의장, 강승규 국회의원은 이번 사안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물었다.

장 임시의장은 "과거 발언 한두 가지를 두고 사람을 쉽게 평가해선 안 되겠지만, 잘못된 발언에 대해선 사과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은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누가 독립기념관장에 임명됐는지도 몰랐다. 그분에 대해 아는 게 없다. 누구의 기준으로 친일반민족행위자를 옹호했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분에 대해 어떤 평을 하지 못하겠다"라고 답했다.

휴가 중인 최 군수는 군청 직원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군 관계자는 "친일인사를 임명하는 것에 대해 좋아할 대한민국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며 다만 "국민의힘 소속 군수에게 자당 대통령이 임명한 것에 대해 입장을 물어 보면 누구라도 의견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 군수는 다른 자리와 달리 정치적 중립의무를 지켜야 하기에 찬반이 존재하는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것이 곤란할 수 있다는 점도 양해해 주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윤봉길 의사 선양단체인 월진회는 이번 사안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독립기념관장#친일파#김형석#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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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 지역신문인 예산의 참소리 <무한정보신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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