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한 명쯤 필요하지 않습니까!"
"필요 없어!"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의 연설 끝에 고성과 비난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8.18 전국당원대회(아래 전대) 막바지 주장한 '이재명 팔이 척결'을 강조할 땐 "사퇴하라" "꺼져라" 등의 야유와 함께 이따금 박수가 나왔다. 등장과 동시에 정 후보를 비춘 화면을 향해 팔로 'X'자를 그리거나, 직접 만든 "정봉주 만행 강력 심판합시다" 손팻말을 든 이도 있었다.
정봉주 등장부터 나온 '야유', 이재명 연설엔 내내 '박수'
정 후보는 투표가 남은 대의원들을 향한 메시지를 강조했다. 정 후보는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 정견 발표에서 "이 자리까지 세워주신 선배 대의원 동지들이 정봉주에게 원한 게 이것 아니냐"면서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 하라, 당원 대의원 대변하라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투사' 이미지를 재강조했으나, 야유는 멈추지 않았다. "다스는 누구 거냐"는 물음에 일부 객석에선 "사퇴해!"라는 고성이 나왔다. 정 후보는 연설 초반에 "혼자 왔다. 진정한 투사, 진정한 싸움꾼은 늘 혼자 싸운다"면서 "지금까지 당에서 3번 컷오프를 당하고 공천 취소까지 당했는데 당원들이 절 살려주셨다"고 했다. 이 말 끝에도 야유가 이어졌다.
고성이 폭발한 대목은 '패배의 역사'를 언급한 지점이었다. 정 의원은 "계파로 갈라져 자기끼리 권력 놀음으로 분열해 얻는 치명적 피해로 패배한 역사가 있다"면서 "민주당의 4기 정부가 필요하다면 검증된 투사 정봉주를 선택해달라"고 했다.
이날 정견 발표에선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를 표출하듯 이재명을 향한 '집중 함성'이 눈에 띄었다. 이 후보가 발표 도중 문장을 맺을 때마다 박수와 함성이 나왔다. 일부 당원들은 "이재명이 답이다" "민주당 당대표는 이재명" 등의 글씨를 휴대폰에 띄우고 흔들기도 했다.
이 후보와 경쟁하는 당대표 후보들에게는 비교적 시큰둥한 모습이었다. 특히 '민주당 혁신'을 내건 김두관 후보에게는 "그만해" "물러나라" 등 일부 야유가 나왔다. 김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생산적인 정치가 되려면 경쟁 결과에 승복하는 문화와 아울러 다수결의 원리가 다수의 독재가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면서 "우리 민주당부터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와 김지수 후보는 '하나'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우리는 하나"라면서 "작은 차이를 넘어 함께 손잡고 희망의 대한민국을 향해 뚜벅뚜벅 나가자"고 했다. 김지수 후보는 "이 후보와 김지수 후보, 김두관 후보에게 마음과 표를 주신 당원분들도 모두 하나의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막판까지 '명심' 내세운 최고위원 후보들
이날 최고위원 후보는 대부분 전대 막바지까지 '명심' 경쟁에 집중했다. 이미 이재명 후보를 '대표'로 명명하며 "이재명 정권을 만들자"는 공통 목표를 내세웠다. "이재명을 지키자"는 것이 이들의 주요 구호였다.
김민석 후보는 "이재명을 알리는 거대한 홍보 부대, 세일즈 부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더 나아가 "이재명을 지켜내고 이재명이 자기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대통령이 되길 원하시나"라면서 "1년 내 전속력으로 달려 모든 집권 준비를 마치겠다"고 강조했다.
김병주 후보는 "이재명 정부를 만들기 위해 차곡차곡 준비한 사람이 누구냐"면서 "이재명을 지키겠다. 이재명 정권같이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언주 후보도 "당의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 이재명 대표에게 힘이 되는 최고위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