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사촌 현직 검사까지 활동해 '댓글팀' 논란을 일으킨 '임성근 구명 인터넷 카페' 운영진 등이 모욕·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당했다. 이들을 고소한 해병대예비역연대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 항명 재판부에 제출한 카페 글이 만약 (외사촌) 박철완 광주고검 검사가 작성한 글로 밝혀진다면 법률 조언을 넘어 재판 개입, 여론 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과 법률대리인 정구승 변호사는 19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임성근 댓글팀'에서 작성된 허위 사실과 저열한 수준의 모욕 글을 확인했다. 수사를 통해 (사건에 개입한) 카페 운영진을 밝혀내야 한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 채상병 사망 사건 및 수사 외압 의혹 직후인 지난해 9월 개설된 해당 카페는 임 전 사단장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 수 없으며 박정훈 대령이 한 수사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취지의 글이 수시로 게시됐다. 특히 지난 7월 19일 국회 청문회에서 임 전 사단장과 실시간 '법률 자문'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박 검사가 해당 카페에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변호사는 "수사로 형사적 책임을 지는 것 뿐만 아니라 임 전 사단장과 박 검사가 여론 조작에 가담했던 사실이 규명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공수처 공격하는 대통령실, 비겁한 행위"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향한 대통령실의 날선 반응에 대해 "비겁한 행위"라는 질타가 나왔다. 앞서 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통화 내역 등을 입수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이에 대통령실은 "의도적으로 수사 내용을 흘렸다면 공무상 비밀누설죄에 해당한다"고 반발했다.
정 변호사는 "이 사안은 국민 관심사가 집중돼 (수사 진행 상황이) 공유돼야 마땅하다"며 "자신에게 유리할 때만 브리핑이라 하고, 불리할 때엔 '피의사실 공표죄'를 가져오는 건 조금 비겁하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특검법 발의 약속을 지키라는 요구도 이어졌다. 정 회장은 "통 크게 야당과 합의해 조속한 특검법 발의가 이뤄지도록 협조하라"면서 "(한 대표가 제시했던) 제3자 추천이든 뭐든 바로 좀 시행해서 채상병의 안타까운 사고에 대한 진상 규명과 박정훈 대령의 명예 회복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 대표가 특검법 수사 범위에 이른바 '제보공작 의혹'을 추가하자고 밝힌 것을 두고도, 정 변호사는 "당사자(김규현 변호사)는 거리낄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히려 그것을 조건으로 걸었다면 환영"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한 대표가 당초 요구한 제3자 추천 안도 받는 분위기인데, 계속 새로운 조건을 추가한다면 사실상 면피용 (주장) 아닌가. 통 크게 결정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