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극우 매체가 건국절 논란에 휘말린 한국의 광복절 경축식을 비꼬면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일본의 극우 언론인 무로타니 가쓰미는 18일 산케이신문 타블로이드판 '주간후지' 칼럼에 "거국적으로 일본을 비판하던 광복절이 한국 내부가 대립하는 날로 변했는데 한국 청년들은 징검다리 연휴에 맞춰 일본 여행을 즐기고 있다"라고 썼다.
이어 "광복회가 김형석 관장을 해임하지 않으면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생떼를 쓰고 있다"라며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좌파 야권도 동조하면서 경축식에 광복회원과 야당 의원이 참석하지 않는 이례적인 형태가 됐다"라고 전했다.
또한 "광복절은 한국 전체가 일본을 저주하는 날이었고, 언론도 알려지지 않은 일제의 만행을 연일 쏟아내고는 했다"라며 "올해는 일제 만행 기사가 눈에 띄지 않은 대신 좌파·민족파의 친일 정권을 공격하는 기사가 쏟아졌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사편찬위원회와 한국학중앙연구원 등 정부 산사 기관의 수장에 일제 통치로 한반도의 근대화가 이뤄졌다고 평가하는 뉴라이트 사학자들이 임명된 것에 대한 반발"이라고 분석했다.
무로타니는 '한국은 배신한다', '망상대국 한국을 짚다', '일본인이라면 알아야 할 반일 한국의 100가지 거짓말' 등의 책을 쓴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 언론인이다.
"김형석, 역사적 사실 말했는데 매국노 됐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 구로다 가쓰히로 전 서울지국장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형석 관장을 감쌌다.
구로다 전 지국장은 17일 산케이신문 칼럼에서 "김 관장은 일제 통치 당시 한국인의 국적을 일본이라고 답한 것이 비난의 대상이 됐다"라며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말했는데도 일본 지배의 역사를 용인하는 매국노 등으로 매도당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1936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손기정의 국적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기록에 '일본'으로 적혀 있다"라며 "한국이 IOC에 손기정의 국적 변경을 요구했지만 거부됐다"라고 전했다.
또한 "한국은 일본과의 병합 조약이 불법이고 무효라고 주장하며 "중국 상하이에 있던 항일 운동가들의 망명 정권을 건국의 뿌리로 삼는다"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도 재임 당시 광복절 경축사에서 1945년 한국의 광복이 연합국의 대일 전승 결과가 아니라 마치 자신의 손으로 승리한 것처럼 연설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일본과 독립전쟁을 해서 이긴 듯한 분위기"라며 "특이한 역사 인식의 확산으로 이제는 일제 통치 시대의 국적을 포함해 역사의 진실을 실감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케이신문은 또 다른 칼럼에서 올해 광복절 때 한국 정부가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한국은 일본과 전쟁을 한 적이 없다"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일본 각료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전몰자를 위해 추모하는 데 일본과 전쟁에서 싸우지 않은 한국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