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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지역 일간지인 <매일신문>이 대구시가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광장 표지판을 설치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비판하자 21일자 1면을 통해 '민주당의 딴지'라며 '자치분권'에 역행한다는 기사를 썼다.
 대구지역 일간지인 <매일신문>이 대구시가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광장 표지판을 설치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비판하자 21일자 1면을 통해 '민주당의 딴지'라며 '자치분권'에 역행한다는 기사를 썼다.
ⓒ 매일신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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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광역시가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하고 표지판을 설치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21일 열리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현안질의를 통해 이 문제를 따지기로 하자 지역언론이 "민주당의 딴지"라면서 대구시를 옹호하고 나섰다. 그러자 민주당 대구시당은 "국민의힘 기관지냐"라고 맞받았다.

대구 일간신문인 <매일신문>은 21일 1면 기사에서 <'박정희 광장' 민주당의 딴지... 자치·분권 역행 논란> 기사를 통해 "대구경북(TK)에서는 시민들로부터 선출된 권력인 지방자치단체장이 추진한 박정희 관련 사업에 대한 민주당의 딴지 걸기가 지방자치와 분권에 역행한다는 목소리가 크다"고 평가했다.

<매일신문>은 하지만 민주당이 어떻게 딴지를 거는지, 무엇이 자치·분권에 역행이 되는지 등의 구체적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대신 권영진 국민의힘 국토위 간사의 발언과 민주당의 주장을 싣고 대구시의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만을 담았다.

이 신문은 "민주당 측은 '통상 철도역 광장은 역의 부속시설인 만큼 역 명칭과 동일한 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표지판 설치 역시 국가철도공단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야 하지만 대구시가 그렇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적었다.

이어 "대구시 측은 2017년 광장을 조성한 이후 대구시가 시비를 들여 관리를 하고 있는 것은 물론 다른 시민 편의시설도 많이 들어서 있는데 당시엔 아무 얘기를 하지 않다가 박정희 관련 시설만 지적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다"면서 대구시를 옹호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목포나 광주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동상과 공원, 기념관이 참 많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공과를 논할 때 과만 들춰내 반대만 할 게 아니라 공도 기릴 줄 아는 그런 세상이 됐으면 한다'는 내용도 함께 전했다.

여기에 지난 20일 홍 시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여러 사안을) 정리도 안 해보고 우리가 표지판을 세웠겠느냐. 시정에 대해 흠집 잡으려고 (야당이) 고발을 남발하는 것을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는 내용도 실었다.

또 권영진 간사가 "시장 시절 동대구역 광장에 여러 시설, 조형물을 설치했지만 아무도 문제삼지 않았다. 이번에 박정희 표지판을 세웠다고 지적하는 건 이념 공세라고 볼 수 없다"며 "자신들이 정치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지역을 무시해서는 곤란하다는 점을 국회 국토위 회의에서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한 발언을 소개했다.

"지자체장이 법령 무시하고 마음대로 하는 게 지방자치는 아니다"

 많은시민들의 반대에도 대구시는 14일 오전 동대구역 광장에서 박정희 광장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표지판 제막식을 가졌다.
 많은시민들의 반대에도 대구시는 14일 오전 동대구역 광장에서 박정희 광장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표지판 제막식을 가졌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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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매일신문이 대구시와 국민의힘의 기관지인가"라고 힐난했고, 시민단체들도 "지방자치에 역행하는 것은 오히려 홍준표 시장"이라고 비판했다.

대구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야당일 때 민주당 정부에 대한 비판을 딴지로 표현한 적이 있었던가"라며 "어떻게 매일신문은 민주당이 야당일 때 비판이 '딴지'가 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매일신문은 오랫동안 국민의힘과 대구시의 기관지 노릇을 해왔다는 대구시민의 정당한 분노와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라며 "대구시민은 일관된 잣대로 정치를 다루는 매일신문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대구 민주당은 "홍준표 시정에 들어서서 잘한 것은 잘했다고 하고 못한 것은 매섭게 비판하는 논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더 공정해야 할 언론사인 매일신문은 바람이 불어오기 전에 더 먼저 눕는 특정시와 특정당 기관지처럼 행동하니 걱정"이라고 한탄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선출된 단체장이라도 법령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하는 것이 지방자치는 아니다"라며 "홍 시장이야말로 지방자치의 본질을 위배하고 있는데 이것은 비판하지 않고 철도공단과 협의해야 한다는 절차적 문제를 제기한 야당을 지방자치 논리로 비판하는 것은 지방자치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처장은 "시민의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협의해야 하는데 시민의 반대가 있는 시설을 절차도 없이 설치하는 걸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매일신문이야말로 정파논리에 편향돼 홍 시장을 대변하는 기관지라는 점을 자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대구시 행정을 지방자치 재개 이전으로 되돌린 것은 홍준표 시장인데 민선8기 시정의 자치·분권 역행 운운은 황당한 일"이라며 "박정희 광장과 동상은 자치·분권에 역행하는 제왕적 시장의 폭거"라고 비판했다.

매일신문이 야당에 대해 편파적인 기사를 쓴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매일신문>은 지난 총선을 앞두고 <내로남불 기득권 '좌파의 가면' 심판의 표로 벗겨야> 등의 편파적인 기사를 내보내 야당의 반발을 샀다. 당시 민주당 등 야당은 매일신문사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하고 언론중재위에도 제소했다.

언론중재위는 매일신문에 대해 '반론 및 정정보도문 게재'를 직권으로 결정했고 매일신문은 지난 5월 15일 지면과 인터넷판에 '바로잡습니다'라는 내용으로 정정·반론보도문을 게재했다.

#매일신문#민주당#홍준표#박정희광장#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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