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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레 안부 전화' 참여자가 자택에서 080 번호로 안부 확인 전화를 걸면, 올레 안부 전화 자동확인시스템에 확인된다. 전화 확인이 안 될 경우, 날짜별 경과에 따라 다른 색깔로 표시된다.
 '올레 안부 전화' 참여자가 자택에서 080 번호로 안부 확인 전화를 걸면, 올레 안부 전화 자동확인시스템에 확인된다. 전화 확인이 안 될 경우, 날짜별 경과에 따라 다른 색깔로 표시된다.
ⓒ 서귀포신문 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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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783-0101' "안녕하세요, 행복을 드리는 동부종합사회복지관 안부 전화입니다. 귀하의 안부가 확인되었습니다."

성산읍에 거주하는 김아무개씨(67)는 '올레 안부 전화'의 참여 대상자다. 남편과 사별한 후 혈혈단신이다. 주변엔 친인척도 없다.

김씨는 하루에 한 번 올레 안부 전화로 본인의 안부를 전한다. 스스로 전화를 걸어 안부를 신고한다.

김씨는 요즘 들어 깜빡하는 것이 유독 심해졌다고 하소연했다. 허리가 아파 거동도 마음처럼 쉽지 않다. 자연스레 집에만 있게 된다는 김씨는 올레 안부 전화 사업에 참여한 지 2년쯤 됐다.

"올레 안부 전화로 잘 있는지 안부 확인도 해주고, 부재중일 때는 복지관 담당자가 전화도 온다. 거기다 마일리지 적립으로 생활에 보탬도 된다. 아무도 없는 내게 올레 안부 전화가 있어 좋다. 참 고맙다."

제주 동부종합사회복지관은 2019년부터 외부 방문을 꺼리거나 매일 안부 확인이 필요한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올레 안부 전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올레 안부 전화 사업은 노인·장애인·일반인 중 기초생활수급자 중에서도 1인 가구와 사회복지서비스를 거부하는 지역 주민을 우선순위로 한다. 질환이 있거나, 알코올 중독, 자살 위험자 등 사람과의 접촉을 꺼리는 이들에게 비대면 안부 확인을 통해 독거사에 대한 예방 및 사고 시 빠른 발견과 조치 등을 취하고 있다.

매일 오후 5시, 안부 미확인 참여자에 확인 문자도

참여자가 직접 전화를 걸어 자동으로 안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24시간 열려 있는 안부전화로 참여자가 하루에 한 번 전화를 걸어 안부 확인을 하면 된다.

자동 시스템으로 매일 오후 5시, 안부가 확인되지 않은 참여자에게 확인 문자가 발송된다.

그래도 확인되지 않는 참여자는 담당 사회복지사에게 문자 알림이 가고, 다음날 아침 사회복지사가 직접 참여자의 안부를 확인하게 된다.

이렇게 매일 안부 확인이 된 참여자에게는 마일리지가 적립된다. 안부 확인 시 1000원의 생활 마일리지를 적립·지원한다.

2019년 시작 당시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후원금으로 참여자 3명에 대해 지원을 시작해 2020년도부터 성산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사업으로 진행하고, 표선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도 참여했다. 남원 지역은 처음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제주지역본부에서 지원을 시작해 올해 남원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도 참여하게 됐다.

올해 사업 참여자는 성산읍 거주 24명, 표선면 거주 9명, 남원읍 거주 4명이다.

이렇게 처음에는 동부종합사회복지관의 자체 사업으로 시작했던 올레 안부 전화가 지금은 민관 협력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을 위해 지역 기관의 담당 공무원, 지역 내 소방서 및 응급 구조대 그리고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 민관이 협력해 수동적인 사회복지서비스 지원 방식에서 참여자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고 있다.

안착된 시스템 구축, 하지만 "안정적 재원 마련이 고민"

 휴대전화.
 휴대전화.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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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영 제주 동부종합사회복지관 팀장은 "사업을 시작하고 몇 년이 지나면서 이제는 안정적인 시스템이 구축됐다. 하지만 재원 마련에 있어서는 변동성이 있을 수 있어 사업을 지속하는 데 해결하지 못한 고민 점"이라고 말했다.

정 팀장은 그동안 올레 안부 전화 사업을 시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몇 년 간의 안부 전화 사업에서 잊을 수 없는 참여자의 사례를 전했다.

"2020년경 남원에 거주하시는 어르신이었다. 인가가 없고 축사만 있는 외떨어진 지역에서 창고 같은 집에서 혼자 생활하고 계셨다. 다행히 휴대전화는 갖고 있어, 올레 안부 전화에 참여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늘 반말하시던 어르신이, 어느 날 전화를 해 존댓말을 하시며 '이제 찾아오지 마세요'라고 하시고는 연락이 두절됐다. 평소와 달랐던 어르신의 낌새에 불안한 마음이 들어 남원 119에 사정을 이야기하고 현장 방문을 요청했다. 어르신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순간 먼저 도착한 119에 의해 다행히 구조됐다. 그 후 어르신은 점차 회복하셨고 몇 년이 지나 지병으로 돌아가셨다."

<저작권자 ©서귀포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레안부전화#안부전화#1인가구#복지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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