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0일 오전11시, 석문면개발위원회 회의실에서 "석문간척지축산단지반대대책위"(이하 대책위) 해단식이 열렸습니다. 7월 10일 당진시의회 앞에서 30만 마리 돼지축사반대 당진시민대회가 성사되고, 그 자리에서 30만 마리 돼지축사 백지화 약속을 받아낸 역사적인 날을 지나 2개월 만에 공식 해단식으로 반대운동의 주역들이 다시 모이게 된 것입니다. 대책위원들의 표정은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과 돼지축사를 막아낸 자부심으로 내내 밝았습니다.
그동안 반대운동을 통해서 끈끈해진 대책위원들은 해단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번 계기로 당진시를 위해 한마음으로 뭉친 지난 기간이 참으로 큰 의미가 있었다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김진숙 시민대책위 공동대표는 "7월 10일 이후 마을을 돌며 돼지축사 철회 소식을 알리고 있는데, 시민들이 박수치며 너무 좋아하셨다"며 "이번 축사반대운동은 당진시민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시민이 단결하면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역사"라고 하였습니다.
7월 10일 이후 다시 모인 축사반대운동의 주역들을 차례로 만나보았습니다.
최장량(난지도 어촌계장, 석문주민대책위 사무처장)
"석문간척지가 진정 당진 시민들의 땅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돼지 축사 투쟁이 아직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번 사안은 언제든지 다시 30만 돼지 축사 조성이 추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승리감에 너무 도취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시민들과 주민들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힘을 비축해두어야 합니다. 간척지에 돼지 축사가 들어오려고 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국가 소유지 석문간척지를 애초 약속한 대로 당진시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합니다. 이번 투쟁으로 모아졌던 당진시민의 힘으로 석문간척지가 진정 당진시민들의 땅이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나갔으면 합니다.
유세종(석문면 주민자치위원장, 석문주민대책위 사무차장)
"시민들이 힘을 합친다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습니다."
30만 돼지 축사 투쟁은 장기적인 싸움이 될 거라 생각하고, 더욱 많은 단체를 규합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돼지 축사 투쟁이 승리로 마무리 짓게 되어서 놀랐습니다. 이번 투쟁은 초동대응이 좋았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투쟁 승리를 계기로 시민들이 힘을 합친다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7월 10일 당진시 의회 앞 집회가 기억이 많이 남습니다. 자율방재단, 엄마순찰대, 부녀회, 발전연합회, 지역 노조, 이장단 협의회 등에서 한 몸처럼 헌신해 주신 점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김진숙(진보당 당진시위원장, 시민대책위 공동대표)
"시민들께 드렸던 약속지킬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마침내 김태흠 도지사가 30만 돼지 축사 건설 계획 철회를 밝혔습니다. 시민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고 돼지 축사를 강행하려던 도지사에게 백지화 선언을 받아낸 것입니다. 역사적인 승리를 이끌어낸 것은 바로 당진시민들입니다.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끈질기게 싸우고 압박한 결과입니다. 저는 지난 4월 "30만 돼지 축사 백지화"를 전면에 걸고 도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였으며 선거가 끝나 후에도 변함없이 앞장서서 싸워나갔습니다. 이제 시민들에게 드렸던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앞으로도 당진의 미래를 생각하고 환경을 지켜나가는 길에 앞장서겠습니다. 또한 김태흠 도지사가 약속한 백지화가 실현될 때까지 끝까지 지켜볼 것입니다.
김기재(민주당 생활특별위원회장, 시민대책위 공동대표)
"우리는 다음세대를 위해 생존권과 생활권을 지켜내야합니다."
당진 장날, 합덕 장날 반대 서명을 받을 때가 생각이 납니다. 함께 분노하면서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우리 시민들의 모습에서 큰 힘을 받았습니다. 해단식 날 비록 과정은 힘들었지만 해냈다는 성취감에 서로 마주 보며 웃었던 모습이 오랜 시간 기억될 듯합니다. 반대 대책 위원회 활동은 주민들이 스스로 권리를 지키기 위해 더 큰 주체로 성장하는 과정이 적시된 역사적인 기록물이 될 것입니다. 그 누구도 당진시민들께 더 이상 희생을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다음 세대를 위해 올바른 선택과 결정, 즉 생존권과 생활권을 지켜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시민대책위 공동대표로 활동하면서 소중한 경험과 배움이 컸음을 고백합니다.
이선군(송산면 개발위원장, 송산주민대책위 위원장)
"이장단들과 주민들이 합심해서 만들어 낸 큰 승리입니다."
돼지 축사 투쟁 과정에 열심히 싸워 준 시민대책위와 석문면 주민대책위 임원들로 사람부자가 되었습니다. 간척지에 돼지 축사는 안 된다는 목소리를 농림축산식품부에 전달했을 때, 4월 22일 충남도 의회 앞에서 집회를 성사시켜 돼지 축사 실시 예산 12억 원을 삭감시켰을 때, 그리고 7월 10일 당진시 의회 집회에서 승리로 마무리했던 장면 등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이장단들과 주민들이 합심하지 않으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정말 감사합니다. 특히 무너질 거 같지 않았던 충남도지사의 일방행정을 우리 힘으로 꺾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제 우리 후대에게 살기 좋은 당진을 물러주었으면 합니다.
유병수(석문면 이장단협의회장, 석문주민대책위 위원장)
"시민들의 힘이 합해져 대단한 승리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번 돼지 축사 투쟁 승리는 대단한 승리라 생각합니다. 시민들의 힘이 뭉쳐졌을 때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직접 경험하니 너무나 뿌듯합니다. 이장단들과 주민 여러분이 발 벗고 나서 투쟁에 함께해 주셔서 고마웠고 자랑스러웠습니다. 대책위 특성상 여러 단체가 모이게 되어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가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대의를 위해 하나의 힘으로 모으고 결국 승리라는 결과를 낼 수 있어서 자부심을 크게 느낍니다. 당진시 역사에 길이 남을 투쟁이었습니다.
김재산(송산면 이장단협의회장, 석문주민대책위 공동위원장)
"당진시민이 단결하면 못 해낼 것이 없습니다."
처음 소식 듣고 정말 막을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민가 주변의 돼지 축사들을 한곳으로 모으겠다는 충남도지사 의견은 찬성하지만, 30만 마리라는 규모와 살처분에 대한 대책 미비, 분뇨처리 및 도축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 등 반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난 4월 도청 앞 집회하면서 이거 못 막으면 집으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결심도 했었습니다. 돼지 축사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송산면, 석문면 주민들과 이장님들을 비롯, 당진시민 전체가 합심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렇게 단결만 하면 앞으로 못 해낼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함께해 주신 당진시민들과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송산면 주민을 대표해서 진심으로 감사 말씀을 전합니다.
오윤희(당진어울림여성회장, 시민대책위 위원장)
"오만한 김태흠도지사에 맞서 당진시민들이 승리했습니다."
당진 땅을 돼지 축사 실험지로 만들려 던 오만하기 짝이 없는 김태흠 도지사에 맞서 당진 시민들이 승리했습니다. 아무리 서명하고 데모해도 어차피 다 들어오더라며, 자포자기해왔던 당진시민들의 기억 속에 자랑스러운 승리의 경험이 쌓였습니다. 시장오거리에서 언 손을 녹이며 서명을 받았던 분들, 가가호호 방문해서 돼지 축사 막을 수 있다고 막아야만 한다고 주민들을 설득했던 분들, 오만가지 오해와 억측들 음해 속에서도 대책위를 믿고 끝까지 싸워주신 당진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할 뿐입니다. 우리가 해 낸 일은 단순히 돼지 축사를 막은 일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당진을 지켜낸 일입니다. 자랑스러운 당진 시민 여러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