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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남도 나주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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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시의회 의장 선거 돈봉투 살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현역 의원 일부에게서 "전반기 의장 선거 때도 돈봉투 살포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주시의회 A 의원은 4일 <오마이뉴스>에 "2년 전 전반기 의장 선거를 앞두고 의장 후보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소속 B 의원으로부터 500만 원이 든 봉투를 받았다. 저는 돈봉투를 받고 깜짝 놀라 그 자리에서 돌려줬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A 의원은 "전반기 의장 선거 과정에서 민주당 C 의원의 경우, 500만 원짜리 돈봉투가 든 케이크 상자를 선물로 받은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A 의원은 "그때 C 의원이 B 의원으로부터 케이크 상자 선물을 받아 집에 가서 열어보니 상자 안에 500만 원이 들어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돈봉투를 돌려줬다는 것"이라며 "그 이야기를 선물을 받은 C 의원한테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

A 의원은 자신과 C 의원 사례만이 아니라, 민주당 소속 다른 2명의 의원이 전반기 의장 선거 과정에서 B 의원으로부터 돈봉투를 받았다가 얼마 안돼 돌려준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A 의원은 다른 2명의 의원이 돈봉투를 돌려준 경위를 묻는 질문에 "(통상) 돈인 줄 모르고 받았다가 돌려준 사람들도 있고, 겁이 나서 돌려준 경우도 있고, 관례상 안 되면(당선되지 않으면) 돌려주기도 한다"며 "그 의원들이 돈봉투를 돌려준 정확한 이유까지는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의원은 "의장 선거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제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이달 초 경찰 조사에서 있는 그대로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다. 개별 의원들의 진술에 관해서는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돈봉투 케이크' 수수 당사자로 지목된 C 의원 "사실 무근"

 전라남도경찰청 청사 전경
 전라남도경찰청 청사 전경
ⓒ 전남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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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의원은 "500만 원 돈봉투 케이크 사건은 나도 들었다. 나주시의회 의원 대부분이 알고 있을 것"이라며 "선물 받은 C 의원 본인이 '케이크 상자를 선물 받았는데 돈봉투가 들어 있길래 B 의원에게 돌려줬다'고 여기저기 말하고 다녔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이 의장 선거 비리를 수사 중인 만큼 비리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여러 의원으로부터 케이크 돈봉투 수수 당사자로 지목받는 C 의원은 <오마이뉴스> 확인 요청에 "사실무근이다"고 말했다. C 의원은 "돈봉투가 든 케이크 상자를 받은 사실이 없다. 받은 사실이 없으니 돌려준 사실 또한 없다"고 주장했다.

후반기 의장 선거, '금품 수수' 녹음파일 존재

지난 6월 후반기 의장 선거와 관련해서는 금품 수수 정황이 담긴 의원들 대화 '녹음파일 존재'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복수의 의원은 <오마이뉴스>에 "금품 살포 관련 의원들이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이 존재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경찰이 해당 녹음파일을 확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당 녹음파일에는 6명의 의원이 의장 선거를 앞두고 한 장소에 모여 포섭 대상 의원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의원별 수수 또는 지급 예정 금액 등에 관해 대화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돌려달라고 하기 전에) 빨리 써버리자"는 취지의 의원들 발언도 포함됐다고 한다.

의회 내부에서는 돈봉투 살포 의혹을 받는 B 의원이 개별 의원에게 건넨 봉투 액수가 달랐다는 사실이 드러나 일부 의원이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진 적도 있었다는 이야기도 새어 나오고 있다.

B 의원은 자신을 향한 '전후반기 의장 선거 금품 살포 의혹'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B 의원은 <오마이뉴스>에 "우리 의회는 민주당이 절대적 다수당이다. 민주당 소속인 내가 왜 동료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뿌렸다는 의심을 받아야 하느냐"고 했다.

나주시의원 10명, 뇌물수수·공여 혐의로 무더기 입건·수사

 전남 나주시의회 본회의 모습 2024. 3. 26
 전남 나주시의회 본회의 모습 2024. 3. 26
ⓒ 나주시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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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의회 의원은 모두 16명이다. 민주당 13명, 진보당 1명, 무소속 2명이다.

지난 6월 치러진 의장 선거에는 민주당 B 의원과 무소속 E 의원이 출마했다. 막판까지 경합을 벌이다 선거 당일 투표를 앞두고 이뤄진 정견 발표 과정에서 E 의원이 후보직을 사퇴했다.

2년 전 전반기 의장 선거에선 민주당 B 의원과 F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는데, 당내 경선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B 의원이 돌연 출마 의사를 거둬들이면서 뒷말이 나왔다.

경찰은 현재 나주시의원 10명을 뇌물수수·공여 혐의로 무더기 입건한 뒤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수사 선상에 오른 의원들은 대부분 민주당 소속이다.

경찰은 의원 등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일부 진행했으며, 증거 확보 차원에서 2차례에 걸쳐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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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나주시의원 10명 무더기 입건... 의장선거 금품살포 의혹 https://omn.kr/29ywz

#나주시의회#의장선거#금품살포#민주당#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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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 제보 및 기사에 대한 의견은 ssal198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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