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시'란 말을 처음 들었다. 요즈음 문화의 형태도 빠르게 변해 가는 걸 실감한다. 어쩌다 나이 들어 글을 쓰고 살면서 다양한 세상을 접 할 수 있어 내 마음의 뜨락이 풍요롭다.
혼자 있음에도 전혀 지루할 틈이 없는 것도 다행이다. 번거롭고 소음이 가득한 공간에 있는 시간보다도 고요한 시간에 혼자 놀 때 상념은 더 깊고 넓어진다.
산다는 것은 아주 작은 일에서 행복 찾는 일
나는 유명한 작가도 아니고 누구에게 글 쓴다는 말을 하기도 때로는 민망한 편이지만, 요즘 글을 쓰는 놀이에 푹 빠져 외로움을 느낄 겨를이 없이 즐겁다. 아직도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그래서 더 많이 공부하고 탐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너무 서두르지는 않으려 한다. 천천히 음미하며 알아가는 과정도 좋다. 서두르면 마음만 바쁘고 욕심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군산 채만식 도서관에서 며칠 전 한 '복효근 시인의 다카시 강연'에 참석했다. 늦은 나이에 문학이란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니 고개를 갸웃댈 일이 많다.
물론 강연 참석은 자유지만 게으름을 피우면 그만큼 알아가는 과정도 늦어진다. 되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하고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 부지런을 낸다.
도전하지 않으면 무엇이든 얻어지는 알맹이가 없다.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은 나는 모든 일에 호기심이 많다. 매번 작가님들 강의를 듣게 되면 나름 얻게 되는 것이 많아 감사하다. 그 사람이 가지는 삶의 태도와 가치관을 알면서 배움을 얻을 수도 있고 글을 쓸 때 참고 사항이 된다.
'채만식 작가'는 군산의 자랑이신 훌륭한 분이다. 군산 시내에 채만식 문학관도 있지만 군산시 임피면이란 외곽에 도서관도 있다.
도서관은 시내가 아닌 곳에 있어 이동하기가 쉽지 않지만 다행히 함께 하는 시인님이 계셔 감사하게 참석할 수가 있었다. 나이 들면서 되도록 남의 신세는 지지 않으려 다짐하지만 예기치 않은 일이 자꾸 생긴다.
'복효근 시인'의 강연을 들으니, 디카시란 시의 일종이며 역사가 20년 정도 되었다 말씀하신다. 디지털카메라가 나오면서 표현된 양식이며 5줄 언어로 만들어진 시, 짧은 언술로 만들어졌다고, 사진이 꼭 곁들어야 한단다. 사진 이미지와 언술의 결합, 일종의 융합, 우리들 마음속에 일어나는 희로애락도 함께 표현할 수 있다.
사진을 찍을 때 꼭 초상권에 유의해야 하는 일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실제보다 이미지에 갇혀 살고 있다. 진짜는 실생활 속에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도 글을 쓸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주변의 모든 사물에 관심과 애정을 갖는 것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한다. 사람마다 가치와 철학이 다르 듯 같은 사진을 보고도 느끼는 감정과 글이 다르게 나올 수도 있다.
이를 테면 이런 식이다. 겨울 눈이 내린 둥근 돌길을 사진을 찍고 어머니가 달아 주시던 단추, 옛날 시골 집 열쇠들을 찍고 시를 덧붙이는 것.
작가님은 수 없이 사진을 많이 찍고 다카시를 쓰시고 상을 받았다는 말씀을 하신다. 사진 한 장과 그 안에 담긴 작가님의 시 몇 줄이 재미와 흥미, 공감을 느낀다.
이날 강연은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오는 유익한 강의였다. 복 시인님의 강의를 듣고 디카시 시 쓰기에 도전해 보고 싶은 용기를 얻었다. 도전해 보면 되지 못할 건 무언가. 아마 잘하고 못하고 차이만 있을 것이다.
사진을 찍고 디카시에 도전해 보는 일, 생각만 해도 설렌다. 아직도 이 나이에 하고 싶은 일, 설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는 게 즐겁다.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일상을 느긋함을 잊지 말고 천천히 가면서 주변을 살피자. 내 주변에는 작지만 아름다운 삶의 상징이 무수히 있다는 걸 알았다.
행복이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몰입하는 일이다. 나이와 무관하게 나는 나 하고 싶은 길을 찾아가면서 살 것이다. 아주 작은 행복이지만 어느 날, 민들레 꽃씨처럼 행운이 찾아올지 모르는 일이다. 내가 쓰는 글이 주변 다른 곳에도 그처럼 긍정적인 분위기를 전해주길 희망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브런치와 블로그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