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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북미술관 앞에서 매일 밤 열린 "EDM 파티'를 관광객들이 즐기고 있다.
 최북미술관 앞에서 매일 밤 열린 "EDM 파티'를 관광객들이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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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제28회 전북 무주반딧불축제가 막을 내렸다. 이번 축제는 올해 초 무주 반딧불축제가 '에코투어리즘' 상을 받은 후 치르는 첫 축제로 지역민의 높은 관심과 참여 속에 치러졌다.

현장은 어땠을까? <무주신문>은 <진안신문>의 정도영 기자를 초청, 축제장을 돌며 반딧불축제를 직접 경험하고 현장에서 만난 관광객과 지역민의 축제에 대한 의견을 들어 봤다.

읍내 전체가 들썩

 제28회 무주반딧불축제 입장 퍼레이드 장면.
 제28회 무주반딧불축제 입장 퍼레이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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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군청 앞에서 출발한 개막 퍼레이드는 무주 읍내를 축제 분위기로 만들었다. 관광객과 지역민들도 퍼레이드 공연을 보며 축제의 시작을 함께했다. 주말 밤에는 '반디 빛의 향연'이 펼쳐진 남대천 일대가 구경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관광객이 적은 평일에도 맥주 부스와 EDM 파티가 열리는 최북미술관 광장은 저녁마다 음식과 음주를 즐기는 지역민들이 제법 많았다.

무주읍민 A씨는 "축제가 되면 저녁에 아이와 함께 다닐 곳이 생겨 좋다"며 "평소에 조용한 무주가 떠들썩해지는 걸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잘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진안신문> 정 기자 또한 "읍내를 축제장으로 활용하다 보니 외지 사람은 축제만 구경하는 게 아니라 무주를 느낄 수 있다"며 읍내와 가까운 축제장의 위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차별성 있는 축제 vs. 홍보만 화려한 축제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무주 반딧불축제 조형물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무주 반딧불축제 조형물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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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프로그램에 참여한 관광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물벼락 페스티벌'이 끝난 후 젖은 옷을 해결할 별도의 공간이 마련돼 있지 않아 관광객들은 인근 공중화장실을 이용해야 했다.

행사장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주차장 위치 때문에 사람들은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했다. 셔틀버스 정류장에는 충분한 안내가 되어 있지 않아 결국 도보로 이동하거나 더위 속에서 오랜시간 기다리기도 했다. 또, 셔틀버스를 탑승하는 과정에서 주최 측의 미숙함으로 인해 불편을 겪은 관광객도 있었다.

올해 무주반딧불축제제전위원회가 내건 '친환경 축제'라는 슬로건은 축제장에서 특별히 부각되지 않았다. 무주군이 이번 축제를 통해 새로운 축제의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ESG 개념을 표현한 조형물에는 별도의 설명이 없어 관광객들은 기획 취지를 알지 못한 채 앞을 지나갔다.

특별 제작된 재활용 수거함 또한 ESG 조형물 옆과 축제장 한쪽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으며, 폐현수막을 활용한 것으로 보이는 그늘막은 한 개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별도의 설명이 없어 현수막 재활용의 의미가 드러나지 않았다.

'친환경'과 관련된 부스나 프로그램이 눈에 띄지 않은 것도 큰 아쉬움이었다. '폐품&재활용 과학대회' 프로그램이 있긴 했으나 9월 4일 하루에 그쳤고 '1일 1에코 파노라마'와 '에코챌린지 인증' 같이 관광객의 친환경 실천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취지를 밝혔던 프로그램은 축제장에서 소개조차도 볼 수 없었다.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 시급

 사람들이 징검다리 위에서 남대천을 바라보고 있다.
 사람들이 징검다리 위에서 남대천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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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과 주말에 집중된 프로그램은 올해도 반딧불축제가 해결하지 못한 숙제였다. 그나마 주말 낮에는 물벼락 페스티벌과 삐에로 공연 등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거리가 있었지만, 평일 낮에는 축제장을 구경하는 사람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축제장 구성에 의아한 점도 많았다. 식품 부스와 체험 부스, 농산물판매장이 명확하게 구획되거나 동선이 한 길로 연결돼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축제장을 구경하도록 하는 다른 축제와 달리 반딧불 축제장의 부스들은 곳곳에 분산되고 체험 부스와 음식관이 같은 곳에 있는 등 뒤섞인 형태였다.

각 부스에 대한 안내판도 없어 축제장 지도가 없이는 편안하게 돌아다니기 어려웠다. 체험부스등 일부 부스는 메인 축제장으로부터 동떨어져 있거나 동선에서 벗어나 있어 관광객은 원하는 부스를 찾기 위해 축제장을 멀리 돌아가는 등 애를 먹었다.

또, 야외에 조성된 그늘막 쉼터는 규모에 비해 비치된 의자와 테이블이 부족해 음식을 들고 앉을 곳을 찾아 헤매거나 자리를 찾다가 부스 앞을 떠나는 관광객도 있었다.

무주군, 지역민 위한 축제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축제장을 전부 돌아본 <진안신문> 정도영 기자는 "무주 읍내 전체에 축제 느낌이 물씬 나서 좋다. 지역 축제만이 만들 수 있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평가하는 한편 몇 가지 개선점을 제안했다.

우선 축제 프로그램의 모호한 정체성을 지적했다. "축제가 집중적으로 유치하고 싶은 관광객이 누군지 모르겠다"는 정 기자는 "타깃을 명확히 해 부스를 구성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부실한 농산물판매장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주나 진안과 같은 농촌지역은 농사로 생계를 이어가는 지역민이 많은데 그에 비해 농산물이 전혀 부각 되지 않은 축제였다"며 "지역 축제의 가장 큰 의미인 지역민들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올해 반딧불축제를 찾아온 관광객 수는 아직 집계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반딧불축제제전위는 폭염과 예년보다 이른 추석을 방문객 감소 원인으로 분석하고 내년에는 보다 철저한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유송열 제전위 위원장은 "이번 축제에 아쉬움이 많다"며 "군민의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축제 기간 조정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낮시간을 채울 프로그램 부재와 긴 축제 기간으로 인해 관광객이 분산된다는 점은 반딧불축제의 오랜 과제다. 지역 활성화를 위해 지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축제인 만큼 무주군은 문제를 직면하고 책임감 있는 변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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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네" "우리가 들러리?" 분통 터진 무주군 축제, 무슨 일? https://omn.kr/2a47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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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축제#무주#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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