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아래 방심위)가 '민원사주' 의혹을 받는 류희림 위원장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하자 이를 두고 '셀프조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아래 공동행동)은 9일 오후 1시 30분 방심위가 있는 한국방송회관 앞에서 '류희림 방심위원장 민원사주 의혹 셀프조사 중단 및 독립 조사기구 설치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조사에 나설 방심위 이해충돌방지담당관이 자신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비리혐의자 방심위원장을 제대로 조사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자체 조사를 중단하고 외부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독립적인 조사기구 설치를 촉구했다.
또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및 공익성을 높이기 위해 독립기구로 설치된 방심위가 도리어 비판 언론을 옥죄고 길들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하며, "해당 사건은 가볍게 치부할 수 없으며 반드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탐욕이 언론·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심의기관을 변질시키고 류 위원장은 자체 조사를 통해 공익신고자들을 고통으로 내몰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체 조사를 하겠다는 속내는 윤 정권이 방송장악을 완성 시킬 때까지 언론·시민계의 저항을 무력화하는데 있다"면서, "반드시 독립조사기구를 설치해 그간 류 위원장이저지른 언론장악 부역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타파 인용보도 민원사주 의혹을 최초로 신고한 공익신고자 A씨는 박은선 변호사를 통해 "류 위원장이 가족·지인 등 사적 이해관계자들의 민원을 취하하도록 하거나 이를 지적한 게시글을 삭제하도록 종용한 행위와 사적 이해관계의 신고 및 회피 의무를 불이행 등에서 불법을 저질렀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미 이를 뒷받침하는 다수의 자료들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했으며, 방심위 조사가 공정한 방식으로 이뤄진다면 관련 조사에도 적극적으로 응할 것"이라 밝히며, "류 위원장도 정말 억울하다면 방심위 조사에 함께 응하라"고 맞섰다.
한편, 참석자들은 기자회견 직후 해당 사건에 대한 공익신고자 요구사항과 증거자료를 방심위 사무총장에게 전달하려 시도했지만, 사무처 관계자가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이를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