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버스가 하루에 한 번밖에 안 들어오는 그런 오지의 노인들이 모여서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우리 주식 팔아야 돼냐'고. 그래서 제가 솔직히 얘기했어요. '지금 상태라면 안 사는 게 좋겠다'. 얼마나 슬픈 이야기입니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석 연휴가 끝난 19일, 국회에 복귀해 당 의원총회 자리에서 꺼내든 이야기다. 이 대표는 이번 추석, 자신의 고향인 경상북도 안동을 다녀왔다며 "주식 걱정을 하는 분들이 꽤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 대표는 이날 "한국 주식시장이 다른 나라보다 잘 오르지 않는 데다 떨어질 때는 더 많이 떨어진다"며 "그러다 보니 다른 나라 (유가증권지수가) 몇 배씩 오를 때 대한민국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대표는 "그 이유가 무엇이겠냐"며 "제일 큰 원인은 경제 정책을 제대로 수립하고 비전을 제시하고 경제 주체들한테 의욕을 불러넣어야 할 정부가 '시장이 알아서 한다'거나 '우리는 모른다 이런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연구개발(R&D)이나 과학 기술 시대가 다가올 텐데 정부가 어떻게 개입해 해결해 나갈 것인지 비전이 있기는커녕 몇조 원씩 되는 R&D 예산을 대규모 삭감해 연구자와 과학자들이 해외로 탈출하게 만들었다"고도 지적했다.
이 대표는 "두 번째는 대한민국 주식 시장이 매우 불합리하다는 것"이라며 "전 재산을 털어 몇천만 원 주식을 사 놓으면 누군가가 이상하게 물적 분할을 해 알맹이만 빼먹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하필이면 주가조작하는 세력들이 횡행을 하는 불공정한 시장이니 누가 장기 투자를 하려고 하겠냐"고 부연했다. 또 "거기다 최근 세금 문제까지 정치적 공세가 이루어지다 보니까, 원망하는 마음이 분출되고 있다"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논란을 간접 언급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추석 연휴 직전까지 '응급실 뺑뺑이'로 논란을 키웠던 의정갈등과 관련해 "(지역에서 만난 어르신들이) 연세가 많은 분들이셔서 '우리 아프면 안 된데이', '절대로 아프면 안 된데이', '산소도 가지 마래이', '다치면 죽는데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걸 목격했다"고도 회고했다.
이 대표는 특히 "(의정갈등 관련해 한 지역민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물어보는데 제가 명색이 제1야당 대표인데 이렇게 하면 해결이 된다는 말을 못 했다"며 "그중 어떤 어머니께서 '사보험을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씀하셨다"고 반추했다. 이 대표는 "(저도) 얼핏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며 "일부에서 걱정하는 것처럼, (정부가) '영 안 되면 의료 민영화하면 되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라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