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대전 관저1동에서 '주민총회와 함께하는 관저ONE작은가게나르샤 마을축제'가 열렸다. 이번 축제는 다회용기를 이용해 먹거리 부스를 진행했고 하루에 450개의 다회용컵, 다회용기, 다회용수저 등이 사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일회용품을 이용했다면 버려졌을 쓰레기 숫자이기도 하다.
이날 축제는 관저1동 주민자치회를 비롯해 축제 다회용품 이용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진행해온 트래쉬 버스터즈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이 공동으로 '대전시 일회용품은 이제 그만, 다회용기로 바꾸는 축제문화' 프로젝트(대전광역시NGO지원센터 'NGO믹싱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관저1동 주민자치회는 축제 기획 단계부터 일회용품을 줄이기로 결정하고 별도의 식기류를 준비하는 등 마을축제로서는 선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트래쉬 버스터즈는 현장에서 다회용 플라스틱 컵과 식기류를 공급한 뒤 수거하는 서비스를 제공했고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쓴 용기들을 반납했다. 회수될 때마다 그 갯수는 스코어로 표시되어 시민들에게 다회용기를 사용하면서 줄인 쓰레기의 양을 보여주었다.
축제에 참가한 청년 주민은 "대전 축제에서 다회용기 사용을 처음 해봤다. 앞으로 다른 축제에서도 이런 다회용기 등을 제공해준다면 일회용 쓰레기를 훨씬 더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마을축제 먹거리 부스를 운영한 이경희 관저1동복지만두레 회장은 "편리하다는 이유로 일회용품을 쓰지만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다회용기를 쓰니 일회용품도 줄이고 뿌듯하다"며 "이왕이면 다양한 용도와 크기의 다회용기가 있으면 좋겠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향숙 관저1동주민자치회 회장은 "마을 축제가 환경을 지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올해 결의문을 발표하고 다회용기를 도입하기도 했고, 기획단계에서부터 신경을 많이 썼다. 작년에는 집안의 장바구니를 다 모아 마트에 비치하여 일회용품을 줄이는 활동도 했다. 이런 노력들이 모여 친환경 축제로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의 활동에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대전시는 지난 8월, 0시 축제 진행했으며 현재는 각 구별로 다양한 테마의 축제들이 열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양의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그만큼 많은 양의 축제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다. 많은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해 진행해온 0시 축제도 올해야 먹거리 부스 일부 구간에서 다회용품을 사용하긴 했지만, 대부분의 먹거리 부스에서는 일회용품이 사용됐다.
마을과 시민들은 일회용품 없는 축제를 위해 마을에서 차곡차곡 경험하고 실행하고 있다. 대전시는 시에서 진행되는 축제들을 비롯해 마을 축제까지 일회용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기획하고 지원해야 한다. 일회용컵부터 다회용컵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지역 내 시스템 마련에 나서야 한다. 관광객 유치에 몰입한 대형축제가 아니라 다양한 테마와 단위에서 기획하고, 환경까지 고려할 수 있는 소규모의 특색 있는 축제들을 확대하는 방향이 필요하다. 대전 축제가 친환경 축제로 시민들에게 인정받는다면 더 많은 이들이 대전을 찾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