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말 다녀온 황산·항저우 4박 5일 여행. 휘저우에서 저장성 항저우까지는 3시간여 거리다. 운하와 호수가 있는 물의 도시 항저우로 향한다. 항저우는 일찍이 징항(베이찡-항저우) 운하로 북경까지 뱃길을 열었다. 2000여 년 전이다. 저장성의 성도로 인구는 900여 만 명 정도다.
항저우에는 중국의 아름다운 도시 10곳 중 하나에 속한다. 역사 유물과 아름다운 호수 서호가 있다. 2023 년 아시안 게임이 개최된 곳이다. 21일 오후는 성황각·청하방에 이어 배를 타고 서호를 유람하는 여정이다.
성황각은 성황묘가 있는 오산에 있는 전망대다. 서호의 랜드마크다. 서호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높이 41.6m의 7층 건물이다. 오산은 오나라 왕 손권이 진을 쳤던 곳이라고 한다. 누각 1층에는 <남송항성풍정도>라는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남송항성풍정도>는 서호에 얽혀있는 전설과 민간 고사를 1,000여 채의 가옥과 3,000여 명이 넘는 인물을 통해 입체적으로 표현한 대형 조소작품이다. 남송시대의 생활상과 문화를 전하기 위해 2년에 걸쳐 만여 명의 인원을 투입 제작하였다고 한다. 조소작품은 재료를 깎고 새기거나 빚어서 입체 형상을 만든 작품을 말한다.
4층 전망대에 올랐다. 동쪽으로는 첸탕강, 북쪽으로는 항저우의 시가지를 볼 수 있다. 서쪽으로는 서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호수 좌편에 뇌봉탑, 중앙에 인공섬인 샤오잉저우가 보인다. 호수에 진흙이 쌓여 준설 작업으로 조성했다는 섬이다.
성황각 전망대를 내려와 청하방으로 향했다. 청하방은 오산 바로 아래에 있어 걸어서 내려오기로 했다. 항저우의 인사동 거리라 부르는 청하방 옛 거리는 청나라 때 번성했던 상업지구로 각종 골동품, 약품, 기념품 등을 판다.
1649 년에 문을 열었다는 약제상에는 약을 사는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Tv에서 봤던 상자 속 슬라이드를 보여주는 상인도 보인다. 길거리 음식과 사람을 볼 수 있는 곳 청하방 옛 거리다.
항저우의 가장 유명한 유적과 아름다운 관광지 서호
서호는 중국 저장성 항저우 시 시가구역 서쪽에 있는 호수다. 중국 국가 5A급 풍경 명승구와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담수호다. 3개의 제방인 소제, 백제, 양공제로 나뉘어 있다. 2000여 년 전 첸탄강의 일부였다가 진흙과 모래가 쌓여 우산과 보석산을 막아 형성되었다.
당나라 덕종 정원(785-804) 백거이가 항저우 자사로 임명되어 무너진 제방이 농사를 망치는 것을 보고 제방공사를 다시 하였다. 이것이 지금의 백제(白堤)다. 2백 년 후 송나라 철종 원우(1086-1094) 때 소식(소동파)이 호수 바닥에 침전된 진흙을 모두 파내 축조한 것이 소제(蘇堤)다. 성을 따서 이름 지어졌다.
오후 3시, 소제에 있는 선착장에서 유람선에 올랐다. 선내는 중국어 안내방송과 가이드 한국말이 뒤덤벅 되어 귀가 먹먹하다. 가이드 옆에 바짝 붙었다. 호수의 조성, 제방 축조, 뇌봉탑의 전설인 백사전 등 이어지는 스토리 텔링이 흥미롭다.
서호는 호수 둘레가 15km로, 그 주위에는 크고 작은 18개의 공원이 있다. 소동파가 축조한 제방인 소제는 서호에서 가장 긴 제방이다. 쑤디 춘샤오(苏堤春晓)라고 하여 버드나무와 복숭아나무에서 싹이 트고 꽃이 피는 봄의 풍경이 유명하다.
중앙에 있는 샤오잉저우는 섬의 60%가 호수로 상공에서 보면 밭 전(田) 자 형태다고 한다. '호수 안에 섬이 있고 섬안에 호수가 있다'라고 하는 유명한 경관이다. 호수에 세워진 3개의 석등이 바라보이는 싼탄인웨(三潭印月) 또한 절경이다. 새 개의 석등이 켜지면 호수에 비치는 등불 모습이 보름달과 같다는 얘기도 전해져온다.
당나라 백거이와 송나라 소동파의 흔적이 남아있는 서호 유람을 마치고, 항저우의 역사, 문화, 신화 및 전설을 소재로 한 송성가무를 관람했다. 아리랑이 나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인 관광객을 의식해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