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 날 예행연습을 하던 장병 2명이 크게 다치면서 시가행진이 필요하느냐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29일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실에 따르면 한 해병대 병사는 시가행진 예행연습 도중 현기증으로 쓰러지면서 아래턱이 총에 부딪쳐 입원 치료를 받고 있고, 한 특전사 부사관은 각목 격파 태권도 시범 연습 중 발목이 골절돼 수술을 받았습니다.
2022년에도 국군의 날 행사 준비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했습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국방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총 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1공수특전여단에서만 골절(2명)·인대 손상(1명)·앞니 파절(1명)·타박상(1명) 등 5명의 부상자가 나왔고, 2군단 소속 장병 1명은 태권도 격파 시범 연습 도중 머리 피부가 찢어지는 두피 열상을 당했습니다. 707특수임무단에서도 고공낙하 시범 훈련 도중 착지 과정에서 골절환자가 3명 발생했습니다.
국군의 날은 누구를 위한 날인가?
국방부는 국군의 날 행사 예산으로 2023년은 101억 원을 올해는 79억 원을 시가행진에 편성했다고 합니다. 현역 군인들 사이에선 시가행진에 소요되는 예산을 군인장병의 복지와 근무 여건 개선에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국군의 날 시가행진이 단순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니라 방산 수출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명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방산 수입 국가 담당자들은 시가행진보다는 화력 시범을 더 원한다며 예산 대비 효과가 크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원래 시가행진은 통상 5년에 한 번 열렸는데,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열리지 않다가 10년 만에 윤석열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치러졌습니다.
지난해 국방부가 내세운 시가행진 이유는 '안보 불안 해소'였습니다.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 등으로 국민이 느낄 안보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겁니다. 또한, 국방부는 대군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시가행진이 필요하다며 120억 원의 예산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선 대군 신뢰도는 수십 억 원의 예산과 수천 명의 군인을 동원한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니라 채 상병 사건이나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처럼 군인들이 억울하게 죽지 않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떨어진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군인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누리꾼들은 국군의 날은 누구를 위한 날인지 다시 한번 새겨봐야 한다며 "군인들 쉬게 하고 상여금 주는 날로 지정하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