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른바 '쌍특검법' 등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30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이들 법안은 국회가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시킨 것이다.
법무부는 정부의 재의요구안 의결 직후 보도자료를 내서, "헌법상 권력분립과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고, 표적수사·별건수사·과잉수사·인권침해 우려가 현저한 위헌적 법안"이라면서 쌍특검법을 비판했다.
법무부는 "정부는 기존 특검법안들의 위헌성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면서 여러 차례 국회의 재논의를 요구하였음에도, 국회는 협의 내지 숙의 절차를 거쳐 그 위헌성을 수정・보완하려는 노력 없이 위헌성이 더욱더 가중된 형태의 특검법안들을 다시금 의결했다"라고 지적했다.
법무부 "진상규명보다는 반복된 재의요구권 행사 유도한 것 아닌가"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지난 1~2월 국회에서 국회 통과→윤석열 대통령 거부권 행사→국회 부결 절차를 한 차례 거쳤고, 채 상병 특검법은 이미 지난 5월과 7월 두 차례 과정을 거쳤다.
법무부는 이어 "국회가 위와 같이 위헌성이 한층 강화된 법안들을 또다시 정부에 이송한 것은,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보다는 대통령의 반복된 재의요구권 행사 유도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라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채 상병 특검법을 두고 "대법원장 추천이라는 제3자 추천의 형식적 외관을 갖추었으나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권을 가진 야당이 대법원장 추천 후보자가 부적합하다고 판단할 경우 야당이 원하는 특별검사 후보자가 추천될 때까지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적으로 야당의 정치적 의도에 들어맞는 정치편향적 인사를 특검으로 임명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 공정성이 심각히 우려된다"라고 덧붙였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에는 "특별검사 추천권을 야당에만 부여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대통령이 후보자 추천을 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별검사를 임명하지 않는 경우 후보자 중 연장자가 특별검사로 임명된 것으로 간주하는 규정을 두어 헌법상 보장된 대통령의 특별검사 임명권을 박탈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두 특검법안이 역대 최대 수사인력(155명), 최장의 수사기간(150일)을 담은 것을 두고 "과잉수사에 의한 인권침해가 예상된다"라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정부는 이번 특검법안들에 대해 재의요구를 하지 않는 것은 대통령의 인권보장과 헌법수호 책무 및 위헌적 법률을 방지할 의무에 반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재의요구를 의결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