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NYT는 30일(현지시각) 편집위원회 명의로 올린 글에서"유권자들이 그녀에 대해 어떤 정치적 의견을 가지고 있던 해리스는 대통령으로서 유일한 애국적인 선택"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리스는 헌신적인 공직자로서 헌법에 대한 배려, 역량,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보여줬다"라며 "부통령, 상원의원, 주 법무장관 등의 경험을 갖고 있고 정책에 기반하는 후보"라고 높이 평가했다.
NYT는 미국의 대표적 진보 성향 매체로 지금까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 왔다.
다만 "해리스가 모든 유권자에게 완벽한 선택은 아닐 것"이라며 "특히 이민 시스템부터 공교육, 집값, 총기 폭력 등 우리 정부의 잘못된 문제 해결 실패에 좌절하고 분노하는 유권자에게는 더욱 그렇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의 정책과 관련한 까다로운 질문을 피하고 있다면서 "언론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유능한 새로운 제대가 권력을 잡을 준비가 돼 있다는 핵심 주장을 훼손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해리스는 분명히 더 나은 선택"이라며 중산층 강화, 의료 서비스 확대, 여성의 생식권 보호 등 주요 공약을 소개했다.
아울러 "국제사회에서 같은 생각을 가진 나라들과 동맹을 유지하거나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기후변화라는 세계적 문제에 대한 단합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보다 자격 없는 후보 상상하기 어려워"
NYT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데 더 많은 지면을 썼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그보다 자격 없는 후보를 상상하기 어렵다"라며 "그는 사익보다 국익을 우선해야 하는 대통령직에 도덕적으로 부적합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결격 사유는 수많은 범죄 혐의, 고령, 정책에 대한 근본적 관심 부족, 점점 더 기괴해지는 측근 기용 등 그의 대통령 직무 수행 능력을 제한하는 모든 것들과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같은 독재자들을 오랫동안 찬양하며 민주적 동맹을 무너뜨리겠다고 위협해 왔다"라고 전했다.
NYT는 "트럼프의 공헌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형사사법 개혁, 중국과의 무역 경쟁, 코로나19 팬데믹 때 백신 개발 투자 및 국경 단속 등은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목표가 타당했을 때도 정국 운영의 무능함, 변덕스러운 기질과 무모함 탓에 종종 나쁜 결과가 나왔다"라며 많은 정책이 실패로 끝났다는 것을 강조했다.
특히 "2020년 대선 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이를 뒤집으려고 했다"라며 "그는 이번 대선에서도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으면서 여전히 4년 전에 자신이 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NYT는 "우리는 2020년 대선 때 트럼프의 재선에 반대하는 가장 강력한 주장을 펼쳤지만, 4년이 지나 많은 미국인이 그의 횡포를 잊어버렸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때를 향수에 젖어 돌아보거나 지금도 삶이 더 나아지지 않았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에게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는 첫 임기보다 훨씬 더 큰 피해와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기를 촉구한다"라고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