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이사발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는지. 정확히 말하면 '구만사발'이다.
'구마이사발'은 경남 고성군 구만면에서 유래된 조선의 백자 사발 '구만사발'을 지역민들이 쓰는 사투리 발음으로 '구마이사발'이라고 불린다.
'구만사발'은 보통의 조선시대 막사발(직경 12cm 내외) 밥그릇 보다 크다(직경 20cm내외).
구만사발의 크기가 보통 사발보다 큰 이유는, 사발의 크기에 따라 밥을 담는 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농민들이 밥을 많이 먹기 위해 사발을 크게 만들어 달라고 해, 도공들이 이곳 지역민들이 쓰는 사발은 크게 만들었다는 유래가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경남 고성군 구만면은 적석산과 필두봉의 정기가 응집된 곳으로, 양질의 고령토(백자토)가 출토되면서 조선시대 도공들이 이곳에서 가마터를 조성해 백자사발 등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구마이사발' 전통을 계승하기 위한 축제가 주민들에 의해 열려 눈길을 끌었다.
경남 고성군 구만면 폐교인 구만중학교 자리에 자리한 수로요 보천도예창조학교에서는 9월 30일 오후 '제4회 구마이사발 문화축제'가 열렸다.
고성군이 주최하고 수로요 보천도예창조학교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지역 주민들을 비롯해 고성군 관계자, 군의회 의원들, 문화예술인 등 100여명이 참여했다.
행사는 사전 행사로 전시관람 및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개회식 △구마이사발 창극 및 시낭송 △구마이사발 물레 시연 및 체험 △나만의 구마이사발 만들기 △구마이사발 청화 드로잉체험 △고성군 지역주민 작품전시회 관람 △구마이사발에 담아 먹는 꽁보리 비빔밥 식사 순으로 이어졌다.
개회식에서는 테이프커팅 대신 참석자들이 가마에 장작을 넣어 불을 지피는 퍼포먼스가 눈길을 끌었다.
또한 구마이사발의 유래를 설명하는 고성 특유의 사투리가 섞인 창극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어 실내로 자리를 옮겨 구마이사발에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 넣는 구마이사발 만들기와 물레 체험도 진행됐다.
축제장 한켠에서는 어린이들이 도자기 만들기 체험도 동시에 진행됐다.
축제의 마무리는 큼지막한 구마이사발에 꽁보리밥과 산채나물을 담아 비벼 먹으며 옛 정취를 되살리는 식사시간은 마치 마을 잔치를 연상케 했다. 식사를 한 구마이사발은 참석자들에게 선물로 제공됐다.
이날 축제를 주관한 수로요 보천도예창조학교 이위준 교장(경남 도자기 명장)은 "이곳 구만에서 자연의 산물인 고령토(백자토)가 출토되고 조선 도공의 애환을 담은 가마터와 이러한 자연과 사람이 함게 만들어 낸 '구만사발'을 알리고자 이번 축제를 준비하게 됐다"면서 "예술적 유산의 가치를 담은 면민들의 자긍심이 축제에 묻어나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근 고성군수는 "여러사람의 입으로 전해져 오던 '구만사발'을 모태로 개최되는 구만면의 지역축제가 구만 전통 도자기를 널리 알릴 수 있고 면민들의 화합하는 대표축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축하했다.
최을석 고성군의회 의장은 축사를 통해 "이 축제가 우리지역의 자랑스러운 전통인 구만사발이 더욱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면서 "구만을 찾는 모든 분들과 어우러져 함께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지역축제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코리아저널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