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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9.24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9.24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기사보강: 2일 낮 12시 58분]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부인과 관련된 의혹을 조사하는 특검법에 다시 거부권을 행사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2일 오전 김여사특검법과 채상병특검법, 지역화폐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에 대하여 국회에 재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30일 국무회의를 열어 이 법안들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2년 5개월 만에 24건... 민주화 이후 행사한 모든 거부권 수 뛰어넘어

이로써 현 정부 들어 행사된 거부권은 총 24건이 됐다.

김여사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김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8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채상병 특검법(순직해병 수사방해 및 사건은폐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해 7월 채 상병이 수해 실종자 수색 중 숨진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외압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특검법이다.

또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이용활성화법) 개정안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지역사랑상품권의 운영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현재는 '재량'이다.

이날 거부권이 행사된 김여사 특검법은 지난해 12월에도 야당 단독으로 통과됐으나 국무회의 요청을 거쳐 윤 대통령이 올 1월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채 상병 특검법은 이번이 무려 3번째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지난달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들 법안을 단독 처리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이로써 지난 2022년 5월 10일 취임 이래 2년 3개월 만에 모두 24건으로 기록됐다. 이는 11년 8개월 재임 중 45건의 거부권을 행사한 이승만 초대 대통령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특히 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모든 대통령이 행사한 거부권 14건(노태우 7건, 노무현 4건, 이명박 1건, 박근혜 2건)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야권, 이번에는 '8석'의 벽 넘을 수 있을까

ⓒ 이은영

이에 민주당은 오는 5일까지 본회의를 열고 재표결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직선거법 공소시효가 4·10 총선 6개월 후인 오는 10일 끝나, 법안 공포까지 걸리는 시간(최대 5일)을 감안하면 5일에는 재표결이 이뤄져야 법안이 통과됐을 때 공소시효를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야권이 과연 이번에는 '8석'이라는 난공불락의 벽을 넘어설 수 있냐는 것이다.

지난 2월 재표결했던 제1차 김여사 특검법은 재석 281명 중 찬성 171표, 반대 109표, 무효 1표로 재석의원 3분의 2에 미달돼 부결됐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4·10 총선 공천·당무개입 의혹과 관련된 보도가 줄지어 이어지고 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간의 당내 갈등마저 심해져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탈 표가 나올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갖은 비리 의혹으로 범벅된 김건희 여사를 감싸고 나섰고, 1년이 지나도록 순직 해병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했으며,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민생고를 해결할 한줄기 숨통이라도 열어달라는 국민의 외침을 외면한 것"이라며 "제아무리 방탄 거부권으로 배우자를 지키려 해도 매일같이 터져나오는 핵심 증거들로 인해 국민 분노는 들끓고 있다"고 개탄했다.

한 대변인은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주권자인 국민이 명령한 의무를 다하지 않는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을 두려워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머지않아 국민이 대통령을 거부하는 사태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석열#거부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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